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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코앞’ 홈플러스 사태엔 소극적이면서…MBK, 미국서 고려아연 ‘로비전’?

2026.07.15 15:38

MBK, 청산 위기 홈플러스 ‘뒷전’ 비판
1만3000여명 대량 실업 사태 우려 속
미국서 ‘고려아연 최대주주’ 내세워 리셉션
MBK “전혀 다른 사안…무리한 연결” 반박


홈플러스가 청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MBK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호텔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리셉션을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취재원 제공]
홈플러스 청산 위기로 대량 실업 사태가 일촉즉발인 가운데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를 주제로 현지에서 호텔 리셉션을 개최해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에선 홈플러스 사태로 대주주 책임론이 정치권과 금융권,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시점에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외 행보를 이어간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산업계와 미국 테네시주 경제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호텔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MBK 대표업무집행자인 윤종하 부회장 등 MBK 및 영풍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미국 현지 로비업체 관계자와 테네시주 지역 인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MBK와 영풍은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이라고 소개하며 프로젝트 크루서블 지원과 협력의 주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하 MBK 부회장은 행사에서 MBK의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MBK 홍보영상도 상영됐다.

MBK 측의 영상에서는 “좋은 회사를 인수해 더 나은 회사로 만든다”는 MBK의 투자 철학이 소개됐다. 이와 함께 MBK와 영풍의 협력 모델이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사회자 등을 통해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MBK가 미국에서 복수의 로비업체를 선임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등을 통해 현재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 더 매키언 그룹,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 등 미국 로비업체 3곳을 선임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셉션과 같은 대외 활동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영풍·MBK파트너스 프로젝트 리셉션 초청장.[취재원 제공]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기술진이 사업 초기부터 직접 기획하고 추진해 온 미국 투자 프로젝트다.

이에 반해 MBK와 영풍은 지난해 프로젝트 발표 직후 미국 정부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반발해왔다.

때문에 고려아연과 별도 협의 없이 미국에서 ‘최대주주 그룹’을 내세우며 프로젝트의 지원과 협력의 주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기존 행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과 노동조합 역시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MBK·영풍과의 동행을 거부하며 현 경영진을 공개 지지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영업 중단과 청산 위기, 노조와의 면담 불발, 정치권의 청문회 추진 등 MBK가 해결해야 할 국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고려아연 프로젝트의 핵심 협력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행사를 개최했다”며 “정작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고려아연 경영진과 기술진과는 대립을 이어오면서 대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메시지를 낸 것은 모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K 측은 “미국 제련소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단 한 번도 부인하거나 반대한 적이 없다”며 “가처분을 제기했던 것은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대주주를 배제한 채 무리하게 추진하려 했던 비정상적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절차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은 고려아연 투자 건과는 전혀 다른 투자사의 현안”이라며 “성격과 주체가 완전히 다른 두 사안을 무리하게 연결 지어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때 국내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 몰린 것에 대해 ‘홈플러스 사태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하나의 회사가 파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1만3000여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 입점 업체와 납품 업체 나아가 지역 사회와 소비자, 국민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돌아간다”면서 청문회 추진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한 직무대행은 “파산 절차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MBK와 메리츠 금융은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 책임 회피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조차 하지 않는 MBK와 메리츠의 기만적인 행태에 국민적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도 질타했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이달 13일부터 전국 대형마트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최소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여기에 대형마트 영업 중단까지 이어지면서 ‘파산·청산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긴급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해 즉시 항고에 나서지 못하면 청산 가능성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MBK 간 대화도 불발됐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예정됐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의 면담은 MBK 측이 당일 오전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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