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빈자리 선점 나선 K-배터리 소재…인니·유럽에 투자 ‘속도전’
2026.07.15 15:00
에코프로비엠 1조2000억원 유상증자
美·EU 규제에…인니 니켈·헝가리 생산 투자
엘앤에프 3000억원 조달해 LFP 생산기지 구축
美·EU 규제에…인니 니켈·헝가리 생산 투자
엘앤에프 3000억원 조달해 LFP 생산기지 구축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는 만큼 반사수혜를 얻기 위한 적략적 대응으로 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 그룹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및 헝가리 생산 공장 투자를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이 990만주를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에코프로는 배정물량의 최대 120%까지 청약해 자금 조달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엘앤에프 역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총 3000억원 규모로, 리튬인산철(LFP) 신규 사업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당시 2000억원 규모의 일반청약에서 총 10조3362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국내 BW 공모 역사상 최대 청약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非중국 시장 양극재 수요 27.7%↑…북미·EU 선점 나선다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는 북미, 유럽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적기에 비(非)중국 공급망을 구축하고, 생산규모를 확대해 배터리 시장에서 규제 반사수혜를 누리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핵심원자재법(CRAM)을 통해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희토류 등 34개 핵심 원자재와 그중 17개 전략 원자재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또한, 산업가속화법(IAA)과 유럽연합-영국 무역협정(TCA)를 통해 역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를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등 금지외국기관을 규정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 모듈, 부품을 활용하는 경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등을 제한하며 비중국 공급망을 지원하고 있다.
북미 및 유럽에서 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배터리 수요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5월 글로벌 전기차용 양극재 수요는 105만6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42만5000톤이 적재돼 전년 동기 대비 27.7% 성장했다.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유럽 시장을 선점해 중국 규제 수혜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非 중국 니켈 확보…헝가리·국내 생산시설 확대
우선 에코프로 그룹은 1조2000억원 중 7650억원을 인도네시아 BNSI 제련소 지분 인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BNSI 제련소 지분을 39%로 끌어올려, 전기차 1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9만톤 규모의 니켈 확보에 나선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최대 생산국 중 하나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비중국 공급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코프로가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는 전가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며, 배터리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비용도 40%에 달한다. 니켈 수급 비용이 배터리, 나아가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구조다.
아울러 1500억원은 지난 6월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데브레친 양극재 공장에 투입된다. 에코프로비엠의 헝가리 공장은 3개 라인으로 연간 5만4000톤 규모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향후 니켈·코발트·망간(NCM) 전용 라인도 구축해 배터리 셀 및 완성차(OEM)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엘앤에프 역시 국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 엘앤에프의 리튬·인산·철(LFP) 자회사인 엘앤에프플러스는 올해 3분기 말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더불어 LS그룹과의 합작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통해 연간 4만 톤 규모의 NCM 전구체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다.
특히, LS그룹의 원재료 확보 능력을 이차전지 소재까지 확장해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대하고, 주요 고객사들의 비중국 소재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을 제외한 양극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에서는 여전히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수준”이라며 “단순히 생산량을 확대하기보다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업체들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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