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시간 전
마다가스카르 이어 에티오피아…韓 블록체인 인프라, 아프리카에 깔린다
2026.07.15 12:31
韓 디지털 ODA, 아프리카서 확대 추진
에티오피아 디지털ID ‘파이다’, 韓기술 접목
농업 바우처·결제·보안 등 사례 공유
DSRV, 마다가스카르 실증 넘어 확장
에티오피아 디지털ID ‘파이다’, 韓기술 접목
농업 바우처·결제·보안 등 사례 공유
DSRV, 마다가스카르 실증 넘어 확장
국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들이 ODA와 연계해 아프리카 디지털 인프라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민관 협력 모델이 첫 선을 보였다.
15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회장 김종현) 주최로 서울 강남구 DSRV 본사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X K-디지털 커넥트(Ethiopia x K-Digital Connect) 2026’ 포럼에선 에티오피아 정부 방한단과 월드뱅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 국내외 기관·기업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여 ODA를 통한 한국형 AI·디지털 인프라 수출 전략을 논의했다.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단순한 금융을 넘어 농업, 복지 등 생활 밀착형 1차 서비스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축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구축 경험을 살려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에티오피아 방한단은 자국의 국가 디지털 신분증인 ‘파이다(Fayda)’ 시스템의 고도화와 연계 민간 서비스 활성화 사례를 소개했다.
현재 1억 2000만명의 에티오피아 인구 중 난민을 포함해 4700만명의 거주자가 이미 파이다 시스템에서 신분증 등록을 마쳤다. 파이다 시스템에서는 150개 이상의 공공 및 민간 기관과 연동돼 매일 200만건 이상의 인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라헬 아브라함 에티오피아 국가신분증 프로그램 부국장은 “인터넷 연결이 100% 보장되지 않는 현지 통신 사정을 고려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QR코드와 블록체인 기반 지갑을 통해 신원 인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며 신원 증명 정보를 담는 디지털 지갑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DSRV 등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추진되는 ‘디지털 농업 로드맵’에 따라 에티오피아는 디지털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농민들을 위해 현지 언어로 구동되는 음성 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자문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월드뱅크가 주도적으로 지원하는 ‘애그리커넥트(AgriConnect)’ 프로젝트를 통해 파이다 ID와 농지 정보를 연동하여 1800만명에 달하는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소액 대출, 신용 보험 및 리스크 관리 등 디지털 금융 포용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800만명 이상의 빈곤층 수혜자에게 현금과 식량을 지원하는 국가 사회 보장 프로그램 역시 기존의 파편화된 인프라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이미 에티오피아 전체 수혜자의 절반가량이 전자적 방식으로 지원금을 수령하고 있으며 파이다 ID 및 모바일 디지털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들과의 시스템 통합을 완료해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비니엄 쉬퍼로우 월드뱅크 에티오피아 디지털전문관은 “월드뱅크가 신용공여와 보조금, 기술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에티오피아 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 클라우드와 시민 디지털 역량 강화를 포함한 ‘디지털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수도와 지방을 잇는 국경 간 광케이블 연결 등 지역 연결성 프로젝트, 정부 기관 간 데이터 흐름을 지원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정용진 한국수출입은행 팀장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운영 구조와 아프리카 지역 사업 사례를 소개했다.
정 팀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EDCF의 연간 승인 규모는 23억달러, 누적 집행액은 122억달러다. 한국의 전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약 6.5조원) 중 양자 지원이 80%를 차지하고 이 중 60%는 코이카 등을 통한 무상 지원, 40%는 EDCF의 유상 지원으로 배분된다고 밝혔다.
그는 EDCF의 ICT 연계 사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지난 2018년 승인된 케냐 나이로비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구축 및 교차로 개선 사업은 차관 한도 6100만달러 규모로 25개 교차로에 ITS 설비를 설치했다. 이어서 2019년 승인된 에티오피아 토지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사업비 3000만달러를 투입해 4개 지역의 지적도를 작성하고 토지행정정보시스템(LIMS)과 데이터센터 8개소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에티오피아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 사업으로 사업비 6300만달러를 들여 8.8㎞ 구간에 전용차로와 지하차도, 정류장 14개소를 건설하고 자동요금징수시스템과 GPS 기반 버스위치확인시스템 등 ICT 요소를 포함했다. 정 팀장은 “최근 정부의 방향성이 AI와 디지털 쪽으로 바뀌면서 EDCF도 기존 교통·수자원 중심 사업에 디지털 요소를 반영해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공공데이터포털에는 약 11만건의 데이터셋이 1200여개 기관을 통해 개방돼 있으며 포털 가입자는 100만명, 등록된 활용 서비스는 3500여건에 이른다.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한 ‘국가중점데이터’ 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242개의 고품질 데이터셋을 구축했으며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창출된 민간 서비스는 등록 기준으로만 3만2002건에 달한다.
금 팀장은 구체적인 민관 협업 사례로 코로나19 당시 약국별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네이버 지도에 실시간 연계해 마스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한 사례, 교통약자를 위한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네이버 지도에 ‘계단회피’ 경로안내 기능을 도입한 사례, 병원 응급실 혼잡도 데이터를 활용해 구급차 이송 경로를 최적화한 프로젝트, 시험장 편의시설 정보를 세분화해 장애인 수험생에게 제공하는 ‘모두의 학교’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그는“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단계에서부터 이후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염두에 두고 설계한다면 향후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재난·행정 데이터처럼 민간이 대체할 수 없는 공공데이터를 정부가 잘 관리해 개방한다면 민관이 시너지를 내며 데이터 경제를 함께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DSRV는 지난해 8월 월드뱅크로부터 약 100만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와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는 NFC 바우처 카드를 활용해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도 작동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바우처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다가스카르 2개 지역 약 1000명의 농부를 대상으로 한 파일럿은 높은 실사용률을 기록했으며, 하반기 중 9만5000명 규모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마다가스카르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현지 적용 가능성과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 제고 효과를 확인했다”며 “에티오피아 등 다른 아프리카 주요국 정부와의 협력을 본격화해 디지털 인프라 수출의 선도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희정 BC카드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결제 인프라 수출 사례를 소개하며 “금융 인프라는 사람과 기업, 정부와 국가를 잇는 핵심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공통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스마트폰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결제 접점 부족에 따른 현금 의존 사회, 국제 카드 브랜드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BC카드는 40년간 축적한 결제 시스템을 현지에 이전하고, 국가 간 직접 결제망을 연결해 국제 브랜드사에 의존하지 않는 크로스보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만드리(Bank Mandiri)와 합작해 설립한 결제프로세싱 전문기업 ‘MTI’를 소개했다.
그는 “BC카드의 한국형 결제시스템을 이전해 구축한 MTI가 현재 16개 이상 핀테크·금융사의 결제 프로세싱을 대행하는 인도네시아의 제2 BC카드 모델로 성장했다”며 “은행마다 단말기를 중복 설치하던 비효율을 백엔드·프론트엔드 통합으로 해소해 수수료 비용을 낮췄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코이카와 협력해 현지에 IT 인력 양성을 위한 에듀센터를 구축, 실습생을 현지 진출 한국기업 및 금융사에 취업 연계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국가 간 결제망 직접 연동 사례도 소개됐다. 김 본부장은 대만 타이완페이(Taiwan Pay) 이용자가 방한 시 한국 가맹점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고 반대로 한국 BC카드 이용자도 현지에서 자국 앱으로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를 예로 들며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라 이런 국가 간 결제 인프라 연동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현민 S2W 전략실 이사는 AI 사이버보안 기반 디지털 공공서비스 보호 사례를 주제로 디지털 행정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늘어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위협 인텔리전스와 이상징후 탐지 기술을 공유했다.
주제 발표 이후 이종욱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K-디지털 협력 모델 발굴’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논의가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진 대륙인 만큼, 교육·금융·농업·공공서비스 전반에서 디지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짚었다.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로 블록체인 기반 전자바우처, 모바일 결제망, 공공데이터 플랫폼, AI 사이버보안 등 한국 기업이 이미 국내에서 검증한 기술을 현지 상황에 맞게 패키지로 제공하는 ‘K-디지털 번들 수출’ 모델을 민관 협력으로 구축·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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