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까지 안 옮겨도 돼" 전세계 떠돌던 K로켓, 내년엔 국내서 쏜다
2026.07.15 04:30
해외 가면 인지도 올라가고 발사 유리하지만
물류 부담 줄이고 반복 시험 기반 마련 위해
국내 기업들 환영... "상업 발사 제약" 지적도
국내 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준궤도 시험발사체 ‘세빛’을 올 하반기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 또 다른 국내 기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제주에서 해상 발사를 시도했다. 민간이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지상 발사장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개발한 발사체를 국내에서 쏠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이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민간 발사장을 구축하고 개방하기로 하면서다. 14일 우주청에 따르면 내년 3분기 개방하는 1단계 발사장은 연 4회, 2031년 1분기 개방 예정인 2단계 발사장은 연 8회의 민간 발사를 수용할 계획이다. 국내 발사체 스타트업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민간 우주산업 참여가 확대되는 ‘뉴 스페이스’ 흐름에 맞춰 기업들이 국내에서 시험부터 상업 발사까지 이어갈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오태석 우주청장은 3일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나로우주센터 발사장 민간 개방을 재차 약속했다.
국내 발사체 기업들은 민간 발사장 개방을 반기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상업화에 필요한 발사 빈도를 확보하려면 거점을 다각화해야 하는 만큼 한국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미 브라질·호주·포르투갈·캐나다에 발사 거점을 확보했다. 페리지 역시 스웨덴과 호주에 발사 기회를 마련해뒀다.
해외 발사장을 이용하면 인근에서 새 고객을 확보하며 세계 시장에서 기업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특히 브라질 알칸타라처럼 적도와 가까운 발사장에선 지구 자전에 따른 속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목표 궤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줄고 그만큼 탑재량을 늘릴 수 있다. 로켓의 '연비'가 좋아지는 것이다. 대다수 해외 발사장이 한국보다 발사 경험이 많다는 점도 기업으로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해외 거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해외에서 쏘려면 발사체뿐 아니라 발사대와 각종 지상 장비도 옮기고, 인력도 파견해야 한다. 국내 발사장이 있으면 이 같은 물류와 운영 부담을 줄이고 제작과 발사 현상을 빠르게 연계할 수 있다. 운송과 보안에 민감한 국내 위성은 물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위성 고객의 발사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국가 시설을 이용하면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안전 허가나 주민 소통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페리지 관계자는 "국가가 운영하는 나로우주센터를 이용하면 정부와 함께 허가와 안전 문제를 풀 수 있어 규모가 작은 기업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반복 시험 기회다. "실패하더라도 문제를 수정해 또 쏘는 과정이 필수인데, 국내에서 발사하면 이 과정이 좀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도 재사용 발사체 시험을 이어가는 만큼 향후 발사와 회수, 정비, 재발사를 반복할 인프라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업체들은 나로 민간 발사장이 개방되면 가능한 한 빠르게 시험발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다만 나로우주센터의 입지와 운용 여건을 고려하면 상업 발사 거점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연간 서너 차례 시험·지원 용도로 활용하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잦은 상업 발사를 하기에는 항공기·선박 통제와 제한된 발사 방향이 큰 제약이 된다"고 평가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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