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수준 차 30년…한국 축구 더 악화할 수도”
2026.07.15 07:02
● 프로 입단, 전국 8강, 병역…유소년 선수들의 난관
● ‘슈퍼 엘리트’가 이끌어가는 韓 축구 시스템
● ‘손흥민 의존증’ 줄이려는 시도, 결국 실패로
● 日 실리적 축구 전략 구사 vs 韓 특유의 뚝심 잃어
● 단 한 명의 리더에게 개혁 기대할 수 없다
● 행정·기술 인재 확보하고, 전문성만으로 적임자 뽑아야
대한축구협회 회장 교체, 대표팀 감독 선임 시스템 정비 등 다양한 거버넌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6일 ‘K-축구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회장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익에 매몰돼 정체된 지역별 축구협회 전반에 걸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의 실패와 국민적 지지를 받아온 대표팀의 인기 하락, 그리고 경기력 및 성적 저하 문제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선수를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가’라는 유소년 시스템의 문제와 직결된다.
“일본과 수준 차 30년” 축구인들의 냉정한 진단
유럽 리그를 경험하며 세계 축구 트렌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여러 은퇴 선수들은 “앞으로 한국 축구의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웃 일본 축구와 수준 차이가 “30년이나 벌어졌다”는 축구인들의 냉정한 진단이 현실화한 가운데, 이제 아시아에서 어떤 팀을 만나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뒤처지고 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에서 34위에 그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에 8.5장의 본선 티켓이 주어지더라도 4년 뒤 혹은 8년 뒤에는 본선 진출조차 실패하는 재앙을 마주할 수 있다.우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특징을 비교해 보자. 일본 축구 전반의 수준이 높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한국이 일본과 맞붙었을 때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에는 없는 ‘월드 클래스’ 선수가 포지션별로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공격수 손흥민, 미드필더 이강인, 수비수 김민재급의 선수는 현재 일본에 없다.
그렇다면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보다 축구를 더 잘하는 유전자라도 타고난 것일까. 타고난 재능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에는 양국의 사회적 환경 차이가 더 크게 존재한다.
일본 대표팀 미드필더 가마다 다이치는 브라질과 벌인 32강전에서 패배한 뒤 “축구가 야구를 제치고 일본 최고의 스포츠가 되지 않는 한, 일본이 월드컵에서 우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일본에서 가장 재능 있는 운동선수들이 우선적으로 야구를 선택하는 현상이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독보적 성적을 내면서도 축구에서만큼은 약체로 분류되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가장 재능 있는 인재들은 미식축구, 농구, 야구로 향한다.
한국 역시 프로 스포츠 자체는 야구의 인기가 축구보다 높지만, 월드컵 대표팀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최소한 이번 월드컵 이전까지는 그랬다. 박지성과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둔 이후에는 K리그의 인기와 무관하게 축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아직 한국에서는 가장 뛰어난 신체적·운동적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축구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 입단, 전국 8강, 병역…유소년 선수들의 난관
문제는 축구 선수의 길에 들어선 아이들의 행로다. 이제 한국에서도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갖춘 유망주들은 프로팀으로 직행한다. 프로에 곧바로 진입하지 못한 선수들은 대학 축구부에 진학해 일정 시간을 보낸 뒤 프로 무대를 두드린다. 여전히 대학의 간판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바늘구멍 같은 프로선수의 길에 들지 못한 수많은 아이들은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경기를 뛴다. 그리고 좋은 대학에 체육특기생으로 지원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 바로 ‘전국 대회 8강 진출’이다.현재 한국 유소년 축구도 리그 제도를 도입하고 ‘클럽 축구’ 모델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프로라는 좁은 문에 들지 못하는 대다수 선수는 여전히 전국 대회 8강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한 ‘결과주의’ 축구에 매몰돼 있다. 때로는 성적을 나눠 갖는 관행 속에서, ‘더 나은 축구, 본질적으로 잘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목표와 괴리된 채 경기를 치른다.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은 결국 선수 개인의 기량 정체와 한국 축구 전체의 수준 저하로 이어진다.
대학에 진학한 선수들은 투철한 직업의식을 키워야 할 시기에 학생과 성인의 경계에서 사생활과 경기력 모두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낸다. 그중 뛰어난 선수들이 뒤늦게 프로에 입단해 활약하기도 하지만, 유럽이나 남미 기준으로는 이미 전성기 기량을 뽐내야 할 20대 초반에 비로소 ‘프로 신인’이 되는 구조는 선수의 성장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프로팀에 곧장 진입한 ‘또래 최고 재능 선수들’의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어린 나이에 1군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는 극소수다. 나머지는 벤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가,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제도’ 덕에 겨우 10여 분의 출전 시간을 소화할 뿐이다. 그 기회조차 얻지 못해 2군에 속한 선수들은 경쟁력 있는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경기 감각이 무뎌지고 성장이 둔화한다.
그러는 사이 선수들은 자연스레 병역 문제를 마주한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극소수이며, 이마저도 확실히 보장된 것이 아니다. 김천 상무 축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병역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원도 제한적이다. 결국 병역의무로 인해 선수 경력이 단절되는 대다수의 선수들은 기량 발전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
국내 리그가 아닌 유럽 리그에서 프로 경력을 곧장 시작하거나, 국내 프로 경력 초기에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은 주로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해 왔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많은 유망주가 병역 혜택을 받았고, 이를 발판 삼아 유럽 등 해외 무대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 오는 9월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안게임에도 셀틱의 양현준, 스완지 시티의 엄지성이 23세 초과 와일드카드 선수로 선정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발탁돼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수비수 이기혁도 와일드카드에 포함됐다.
즉 현재 구조상 한국 선수들의 전반적 기량은 상향 평준화가 어렵다. 소수의 뛰어난 선수만 더 독주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한국 대표팀은 특정 스타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슈퍼 엘리트’가 이끌어가는 韓 축구 시스템
결국 한국 축구는 시스템이 아닌 이러한 ‘슈퍼 엘리트’ 개인의 능력이 이끌어가는 형태다. 일본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선수를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배출하지만, 한국은 마치 돌연변이 같은 천재 한두 명의 등장에 기댄다. 이는 ‘엘리트 육성’ 중심의 한국 문화가 반영된 결과다.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노력이 강조된 결실이며, 이렇게 등장한 천재적 재능은 연령별 대표팀 발탁, 병역 혜택, 유럽 진출, 성인 대표팀에서의 경험 등 모든 기회를 집중 지원받으며 다른 선수들과 격차를 더욱 벌려나간다.최근에는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표팀 내 규율과 질서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등 외국인 감독 체제를 거치며 선수들의 사생활이나 자율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기량의 문제가 아닌 ‘내부 불화’로 인해 최대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낳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는 논란 속에서도 홍명보 감독 선임을 밀어붙인 대한축구협회 내 ‘축구인 출신 고위 관계자들’이 내세운 가장 큰 명분이기도 했다. 이른바 ‘언터처블’에 가까워진 유럽파 스타 선수들을 지도자나 협회 행정 실무자들이 대하기 어려워하는 상황과 관련한 잡음도 흘러나왔다.
반면 선수들 사이의 불화는 언뜻 심각해 보이지만, 사실 어떤 조직이나 해외 축구대표팀, 프로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세대 갈등’의 일종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1992년생 축, 중진급으로 성장한 김민재·황인범·황희찬 중심의 1996년생 축, 그리고 이강인을 필두로 한 2001년생 중심의 20대 초·중반 선수들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세대적 거리감이 존재한다.
하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세 명(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은 세대도 포지션도 모두 다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직후 김민재가 손흥민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하며 불화설이 불거졌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에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이른바 ‘탁구 게이트’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들은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라 대표팀 소집 기간 내내 누적돼 온 세대 갈등의 분출이었다. 단순한 개인 간의 감정싸움을 넘어, 단체생활 속 구조적인 심리적 갈등이 표면화한 것이다.
대표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 시점에 손흥민과 김민재, 손흥민과 이강인의 개인적 관계에는 문제가 없었다. 과거 ‘탁구 게이트’ 역시 두 선수의 개인적 대립이라기보다는, 누적된 세대 갈등이 각 세대의 상징인 선수들을 통해 표출된 것에 가까웠다. 그 사건 직전까지도 두 선수는 적어도 축구에 관한 한 마찰이 없었고 가까운 사이였다.
실제로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표면적 갈등이나 마찰이 적었다. 다만 국내 취재진 인터뷰 보이콧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대 간 의견 차이로 인한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팀이 경기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흥민 의존증’ 줄이려는 시도, 결국 실패로
이 사태와 별개로, 대회가 열리기 1년 전부터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공격진의 ‘손흥민 의존증’을 줄이기 위한 전술적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손흥민이 매 경기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내다보던 홍 감독은 손흥민 중심의 팀이 아닌, ‘손흥민 이후’의 팀을 준비하는 듯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팀 결속, 전술적 해법 모색, 성적 내기 모두에서 실패로 끝났다. 손흥민을 전술적으로 극대화하지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도 못했으며 대표팀 분위기마저 경색됐다. 결국 홍 감독은 이에 책임을 지고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확정 후 자진 사퇴했다.기술적·구조적 측면에서 한국 유소년 육성 문제를 짚어보자면, 현재 한국 축구는 세계 축구의 흐름과 다소 동떨어진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시도한 ‘빌드업 축구’, 벤투 감독 시절 수석코치였던 주앙 아로수 코치가 홍명보 감독을 보좌하며 전술 코치로서 적용한 ‘포지셔널 플레이 기반 축구’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는 한물간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FC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체스터 시티에서 완성시킨 ‘토털 풋볼’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포지셔널 플레이’는 공을 지배하고 상대 진영을 장악하는 완벽한 축구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선 상대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공을 지키고 연결하며 전진할 수 있는 기술과 축구 지능을 갖춘 11명의 선수가 필수적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세계 최고의 자본력과 선수단을 갖춘 팀만 골라서 맡는 이유도, 단순히 우승이 보장돼서가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고난도의 축구를 구현할 수 있는 스쿼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파리 생제르맹(PSG)이 공을 지배하고 전통적인 스트라이커 없이 전 포지션의 경계를 허문 아름다운 축구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들 역시 체력 한계를 노출한 2025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단순한 역습 축구를 펼친 첼시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엔리케 감독의 축구 역시 결국 최고의 개인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축구다.
日 실리적 축구 전략 구사 vs 韓 특유의 뚝심 잃어
이는 일본 대표팀이 최근 월드컵에서 성과를 내는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스페인식 패스 축구를 바탕으로 발전해 온 일본은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 강한 압박과 몸싸움, 실리적인 역습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독일을 꺾었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와 무승부, 튀니지에 4-0 대승, 스웨덴전 2-2 무승부에 이어 브라질과의 32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1-2로 석패하는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팽팽하게 맞섰다. 철저히 ‘약자의 축구’를 구사하되, 공격 시에는 자신들의 장점인 패스워크와 정교한 기술로 활로를 뚫는 실리적 선택을 한 것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단기간에 이식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런 지향점을 가진 팀들이 상대의 역습에 치명적 허점을 노출한다는 점에서, 월드컵이나 챔피언스리그 같은 치열한 단판 토너먼트에서의 경기 대응법은 대개 선 굵고 단순해지기 마련이다. 홍명보 감독 본인은 단순한 전략을 선호했으나, 당시 전술을 주도한 주앙 아로수 코치의 훈련 세션과 빌드업 원칙은 후방에서부터 세밀하게 만들어가는 느린 템포의 빌드업이 주를 이루며 엇박자를 냈다.
이러한 빌드업 중심의 교육은 현재 한국 유소년 축구계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기본기와 패스 능력이 뛰어난 어린 자원은 많아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일본 선수들과 부딪쳤을 때 한국 선수들이 오히려 몸싸움에서 밀리고 특유의 뚝심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패스 플레이와 빌드업 축구는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소양이 맞지만, 전술적 다양성과 선 굵은 다이렉트 축구, 그리고 개인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격 패턴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단 한 명의 리더에게 개혁 기대할 수 없다
결국 너무 많은 팀이 선수의 개성을 지운 채 오직 ‘패스’로만 풀어가는 축구를 주입하다 보니, “한국 축구 고유의 색깔을 가진 개성 있는 선수가 고갈되고 있다”는 현장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세계 축구 흐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생긴 결과다. 대한축구협회가 배포하는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과 국내 유소년 축구 커리큘럼 전반에 걸쳐 근본적 연구와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그렇다면 한국 축구의 이 뿌리 깊은 사회적·구조적 문제가 대한축구협회장을 바꾸고 유능한 지도자를 사령탑에 앉힌다고 해서 단번에 해결될 수 있을까. 물론 당장 대표팀은 리더십과 전술적 역량을 겸비한 우수한 감독을 선임해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4년 뒤 월드컵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한다. 성적이 뒷받침돼야 국민적 관심과 인기를 회복하고, 한국 축구 산업 전체의 성장을 견인할 재정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본은 산적한 문제의 상당수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유능한 협회장 역시 절실하다. 협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내부 과제를 정비하는 한편, 구조적인 한계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지금 그런 지도자와 협회장을 찾아낼 수 있는가. 설령 찾는다 해도 단 한 명의 리더에게만 개혁을 기댈 수는 없다. 좋은 감독 뒤에는 유능한 코칭스태프가, 훌륭한 협회장 곁에는 전문성 있는 조력자가 필수적이다. 지금의 한국 축구계는 일본의 사례처럼 ‘100년 대계’를 설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밀고 나갈 행정적·기술적 인재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학연과 인맥을 떠나 오직 전문성만으로 적임자에게 자리를 맡기는 공정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가.
더불어 과연 한국 사회의 다른 분야는 모두 투명하고 공정하며, 오직 축구계만 낙후되고 부조리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한국 축구의 일그러진 단면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 모순과 단단히 맞닿아 있다. 축구계의 혁신을 넘어, 시스템의 본질적 체질 개선을 위해 한국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영자 인터넷 신문 풋볼아시안 (football-asian.com) 발행인
● 유튜브 채널 ‘한준TV’ 크리에이터
● 前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 前 MBC 스포츠플러스, KBS N 스포츠, tvN 축구해설위원
● 저서: ‘택틱스 TACTICS 축구전술의 모든 것’ ‘무리뉴 이펙트’ ‘엘클라시코의 모든 것’ 등
●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등 주요 축구 대회 현장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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