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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만난 앙숙… “축구 아닌 전쟁”

2026.07.15 00:36

내일 아르헨티나·잉글랜드 4강전
마라도나 ‘신의 손’ 등 앙금 많아


16일 오전 4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의 활약 속에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월드컵 2연패(連霸)를 향해 순항 중이다.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과 주드 벨링엄 콤비를 앞세워 1966년 우승 이후 한 번도 경험 못한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역사적 앙금과 월드컵에서의 ‘악연’으로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라이벌로 자리매김한 두 나라의 본선 여섯 번째 맞대결이다.

1982년 4월 2일 새벽, 아르헨티나 해병대와 특수부대원 2500여 명은 아르헨티나 본토에서 약 480㎞ 떨어진 남대서양의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했다. 74일간 이어진 ‘포클랜드 전쟁’의 시작이었다. 영국은 100척이 넘는 함대를 동원해 반격에 나서 아르헨티나군을 몰아냈다. 영국군 200여 명이 전사했고, 패전국 아르헨티나에서도 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4년 뒤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두 나라의 ‘축구 전쟁’이 벌어졌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후반 6분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실턴과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왼손으로 공을 쳐 선제골을 넣었다. 주심이 마라도나가 머리로 공을 건드렸다고 착각한 덕분이었다. 그는 경기 후 “내 손이 아니라 ‘신의 손’이 한 일”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마라도나는 후반 10분엔 하프라인 부근부터 약 60m를 질주하며 수비수 5명과 골키퍼를 차례로 제치는 ‘20세기 최고의 골’을 터뜨려 잉글랜드를 침몰시켰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왼손으로 공을 쳐 넣고 있다. /유튜브

데이비드 베컴이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포효하는 모습이다. /X

두 팀은 1998 프랑스 월드컵 16강에서 다시 만났다.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 중앙선 부근에서 데이비드 베컴의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드리블로 골문 앞까지 치고 들어간 뒤 골키퍼를 넘기는 득점으로 잉글랜드 팬들을 열광시켰다. 2-2로 맞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베컴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시메오네와 신경전을 벌이던 중 오른발로 상대 다리를 건드렸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잉글랜드는 끝내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베컴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10명의 사자와 1명의 바보’라는 조롱을 들었고, 극성 팬들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하지만 베컴은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넣어 1대0 승리를 이끌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후 24년간 한 번도 맞붙지 않았던 두 팀이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서 만났다. 월드컵 통산 전적은 잉글랜드가 3승 2패(승부차기 패배 포함)로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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