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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못지 않다”…우리 조상들 즐긴 ‘복달임 음식’은

2026.07.15 05:02

몸속 열독 풀어주는 팥죽 어른들께 대접
양반은 민어·도미, 왕실은 임자수탕 즐겨
중국은 훈툰·만두, 일본은 장어로 복달임
팥죽. 클립아트코리아
복날엔 삼계탕이나 보신탕 같은 뜨끈한 탕요리가 떠오르지만,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은 따뜻한 팥죽을 즐겼다. 15일은 삼복더위의 첫날인 초복(初伏)이다.  조상들의 복날 풍습을 소개한다.

뜨거운 더위에 모두가 엎드려
복날은 고대 중국에서 시작됐다. 중국 역사서 ‘사기(史記)’에 따르면 기원전 676년 진나라 덕공(德公)이 삼복에 개를 잡아 제사를 지내 고기를 나눠줬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 조선시대 ‘용재총화’ ‘지봉유설’ 등에 복날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삼복은 초복·중복·말복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24절기 중 하지로부터 세번째 경일(庚日)이 초복, 네번째 경일이 중복, 입추 이후 첫번째 경일이 말복이다. 경일은 천간(天干) 중 ‘경(庚)’이 들어가는 날로, 열흘마다 돌아온다.

음양오행으로 보면 이때 뜨거운(火) 기운이 가장 높이 오르고 서늘한(金) 기운이 낮아진다. 그래서 서늘한 기운이 엎드린다고 ‘엎드릴 복(伏)’자를 썼다.

양기로 더위 쫒는 보양식 ‘팥죽’
조상들은 팥의 붉은색이 양기를 상징하며 몸속 열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믿었다. 클립아트코리아
복날에 먹는 음식으로 개고기가 많이 언급되지만, 실제로는 팥죽도 많이 먹었다. 

조선시대 풍속을 담은 ‘동국세시기’는 “삼복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전한다. 팥의 붉은색이 양기를 상징해 음귀(더위나 질병)를 물리치고 몸속 열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용갑 전남대 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팥죽을 쑤어 노인들에게 먼저 대접했는데, 이는 이들이 더위로 체력을 잃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반들은 민어탕, 왕실은 임자수탕
민어탕(왼쪽)과 임자수탕. 클립아트코리아·농민신문DB
개고기는 대체로 농가에서 먹는 음식으로 여겼다. 양반들은 어류를 선호했다. 그래서 “일품은 민어, 이품은 도미, 삼품은 개”라는 말도 전해진다. 민어는 제주도 근해에 살다가 7월께 서해 쪽으로 올라오는데 주로 탕으로 먹었다. 도미는 탕과 찜 모두 즐겼다.

궁중에서는 영계를 사용해 ‘임자수탕’을 끓였다. 영계백숙의 국물을 차갑게 식혀 기름기를 걷어내고, 여기에 곱게 간 흰깨(荏子·임자) 국물을 섞은 뒤 미리 손질한 닭고기와 오이, 지단, 버섯 등 고명을 넣은 음식이다. 참깨의 고소함과 닭고기의 풍부한 맛이 어우러진다. 

중국과 일본의 복달임 음식은?
왼쪽은 중국 만두(위)와 달걀부침 전병(아래), 오른쪽은 일본 장어(위)와 우동(아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도 복날을 ‘삼복천(三伏天)’이라 부르며 복달임 음식을 먹는다. 땅이 넓은 만큼 지역별로 종류가 다르다. 베이징 등 북부에서는 초복에 만두, 중복에 국수를 먹고, 말복에는 달걀부침 전병을 먹는다. 동남부는 물만두국인 ‘훈툰’, 닭고기탕 ‘푸지(복계·伏鷄)’ 등을 즐긴다. 더 남쪽에 위치해 고온다습한 광둥성과 푸젠성은 박과 채소인 동과와 여주를 먹고, 한방 약차인 ‘양차(凉茶)’를 자주 마신다.

일본은 입춘·입하·입추·입동이 오기 전 18일간을 ‘도요(土用·토용)’라고 부른다. 이 중 입추 전 도요에서 12간지 ‘축(丑)’이 들어가는 날을 ‘우시노히(丑の日·소의 날)’라고 한다. 이때 ‘우(う)’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어 주로 장어(うなぎ·우나기)를 먹었다. 그러나 현대는 장어 치어가 감소해 붕장어로 대신하거나, ‘우’가 들어간 우동(うどん), 매실(うめ·우메), 소고기(うし·우시) 등을 먹기도 한다.

◇도움말=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농업과학도서관,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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