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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여행으로의 진화"…울릉도 여행 트렌드 바꾼 '이 리조트'

2026.07.15 06:30

하버드 건축가·미쉐린 셰프가 완성한 웰니스의 집약체
음양오행 철학으로 완성한 코스모스 울릉도
코스모스울릉도의 빌라쏘메에서 바라본 울릉도 바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울릉도=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울릉도 관광의 패러다임이 '스쳐 가는 관광'에서 '머무는 여행'으로 진화하고 있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바쁘게 떠나는 기존의 여행 공식을 넘어, 숙소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이른바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 리조트'가 섬 관광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동양의 '음양오행' 철학을 건축과 미식, 웰니스에 담아낸 '코스모스 울릉도'는 그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공간이다. 1박에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최고가 객실을 운영하지만, 이곳이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단순한 럭셔리가 아닌 '오직 울릉도에서만 가능한 고밀도의 체류 경험'에 맞춰져 있다.코스모스 울릉도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이 과거 울릉도를 찾았을 당시 머물렀던 추산마을 한옥 펜션 '추산일가' 자리가 지금의 리조트 터가 됐다.

당초 2015년 용지를 매입해 직원 휴양소로 기획했으나, "죽기 전에 한 번은 찾고 싶은 목적지를 만들자"며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경영 철학은 남들이 하지 않는 독보적인 것을 추구하는 '원앤온리'다. 리조트 측은 "단순히 사업성만 봤다면 이 넓은 부지에 객실을 훨씬 더 많이 올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슈퍼콘크리트'를 적용해 자연을 해치지 않는 오브제 형태의 건축을 구현한 빌라 코스모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건축은 하버드대 건축학 석사 출신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대표 건축가로 초청됐던 김찬중 건축가가 맡았다.

그는 코스모스 울릉도에 국내 최초로 '슈퍼콘크리트' 기법을 적용, 거친 대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거대한 조각품 같은 오브제 형태의 외관을 구현해 냈다. 건물 전체를 흰색으로 마감한 것은 자연의 색깔과 대비되며 시각적 한계를 두지 않기 위한 의도적 설계다.

투숙객들이 체크인할 때 마주하는 빌라쏘메 로비(코스모스울릉도 제공)
코스모스 울릉도는 '빌라 코스모스', '빌라 쏘메', '빌라 떼레' 등 세 동으로 구성된다. 송곳봉과 코끼리바위, 깎아지른 절벽 등 주변 지형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됐다. 특히 병풍처럼 둘러싸인 송곳봉은 울릉도 내에서도 기(氣)가 강한 상징적인 봉우리로 꼽힌다.

리조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테마는 '음양오행의 순환상생(循環相生)'이다.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가 서로를 살리며 자연이 순환하는 섭리를 공간 배치뿐 아니라 미식과 웰니스 프로그램 전반에 녹여냈다.

북면에 있는 해발 약 430m의 뾰족한 암벽 봉우리인 송곳봉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체크인 과정부터 이러한 철학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수증기로 연출된 몽환적인 로비에서 투숙객은 울릉도 용출수인 맑은 고로쇠 물을 마신 뒤, 체질과 취향에 맞춰 섬기린초차·아로니아차·헛개차 중 하나를 선택하는 '웰컴 티 세리머니'를 경험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웰컴티 세리머니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미디어아트와 함께 천연 광석인 테라스톤 위에서 몸을 데우는 스톤테라피ⓒ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대표 웰니스 프로그램은 '르 플로'(Le Flow)다.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를 담은 미디어아트와 함께 천연 광석인 테라스톤 위에서 몸을 데운 뒤 울릉도 용출수를 마시는 스톤테라피 프로그램이다. 원적외선과 테라헤르츠 파동을 방출하는 테라스톤을 활용해 몸의 긴장을 풀고 심신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목·화·토·금·수의 개성을 담은 '나만의 오행주 만들기' 체험도 운영해 음양오행 철학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코스모스울릉도 '라 울'(La 鬱)을 이끌고 있는 구진광 셰프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다이닝 레스토랑 '라 울'(La 鬱)은 체류형 관광의 핵심인 미식을 책임진다.

영국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르 가브로슈'와 홍콩 파인다이닝에서 경력을 쌓은 구진광 셰프가 이끈다.

구 셰프의 요리 철학은 "프렌치와 사찰음식의 결합"이다. 프렌치 전공자인 구 셰프는 우관스님에게 사찰음식을 따로 배웠다.

그는 "두 요리의 공통점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라며 "고추장, 간장, 된장은 쓰되 설탕은 일절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장은 36년 된 씨간장을 사용한다. 아는 사찰의 스님을 통해 받는다고 했다.

특히 '사찰 음식 코스'는 육류는 물론 파, 마늘, 달래, 부추 등 오신채를 넣지 않았다.

라울의 디너 코스 중 금생수 메뉴ⓒ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디너코스 메뉴판ⓒ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메뉴 구성도 음양오행의 순환상생 흐름을 따른다.

금생수(金生水)–수생목(水生木)–목생화(木生火)–화생토(火生土)–토생금(土生金)의 순서로 코스가 전개된다. 더덕·버섯·대게·육회로 '상생의 서막'을 열고 독도새우와 계절 생선으로 금생수의 기운을 담아낸다.

사동의 약소, 평리의 청란, 죽암의 돌김, 저동의 문어, 현포의 호박과 명이까지 울릉도 전역에서 모은 제철 식재료가 코스에 오른다.


빌라 쏘메에서 바라본 송곳봉ⓒ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객실은 총 19개(빌라 코스모스 1실, 빌라 쏘메 10실, 빌라 떼레 8실)로 제한해 서비스의 밀도를 높였다. 최고가 객실뿐 아니라 50만~60만 원대 객실을 함께 운영해 다양한 여행 수요를 아우른다.

사방이 바다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일부 객실에서는 프라이빗 풀을 이용하며 도심 호텔에서는 불가능한 압도적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빌라 쏘메의 전 객실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리무진 송영 서비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섬 여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다.

총지배인이 직접 투숙객과 소통하며 배편 예약부터 무료 취소 가능 시점 안내, 도착 시간에 맞춘 리무진 송영까지 여행 전 과정을 관리한다. 울릉도 여행의 가장 큰 변수인 교통 부담을 덜어주는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는 투숙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리조트 관계자는 "울릉도의 자연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음양오행과 지역 식재료, 웰니스 프로그램 등 울릉도에서만 가능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며 "자연 관광을 넘어 목적성을 가진 체류형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 파인다이닝
파인다이닝(Fine Dining)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분위기와 격식을 갖추고 제공되는 양질의 음식 경험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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