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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체포
긴급 체포
“기소 의견서 좀 써주세요” 변호사에 부탁하는 경찰

2026.07.15 00:56

수사기관이 작성해야 할 문서
법조계 “사건 어려우니 떠넘겨”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수사 종결권을 갖고 있는 경찰은 견제받지 않는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다. 특히 법조계에선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이를 제어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우려한다. 수사가 지연되거나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경찰이 고의로 사건을 묻어버리는 ‘암장(暗葬)’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법조계에선 일선 경찰 수사관들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건은 기피하거나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범죄 사건을 주로 맡는다는 A 변호사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을 경찰 수사관이 기피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적잖다”며 “고소인 측에서 새로운 사실관계나 증거를 제시했을 때 귀찮아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는 수사관도 있다”고 했다.

A 변호사는 최근 금융 범죄 피해자를 대리해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가 담당 수사관에게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담당 수사관이 어떤 법리를 적용해서 검찰에 넘겨야 할지 ‘송치 의견서’를 써주면 그 내용대로 피의자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해 주겠다고 하더란 것이다. 이 수사관은 피의자의 혐의 사실을 정리한 범죄 일람표도 A 변호사에게 작성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수사기관이 직접 작성해야 할 서류를 고소인 측에 대신 써달라고 했다는 얘기다. 사기 사건을 주로 맡아 온 B 변호사는 “경찰 수사관이 피해자에게 ‘당신도 잘못이 있는 것 아니냐’며 압박하고 원하는 답변을 듣기 위해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며 “변호사를 구할 형편이 안 되는 피해자들은 검사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구제받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자수한 피의자를 불법으로 긴급 체포하고 영장까지 조작한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로 덜미가 잡힌 경우도 있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14일 허위로 꾸민 수사 문서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구속한 C(43) 경위를 직권남용 체포 등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C 경위는 지난 5월 22일 자수하러 온 피의자를 경찰서 밖으로 나오게 한 후 체포했다. 또 ‘탐문 중 우연히 발견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긴급체포했다’는 내용으로 긴급 체포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수사하던 중 허위 내용이 기재된 사실을 확인해 불법 구금된 피의자를 신속히 석방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부산지검 등 12개 검찰청이 지난 3~4월 처리한 송치 사건 5만5174건 가운데 2만5152건(45.6%)은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보완수사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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