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게임 체감"…'김부장'은 어떻게 시청자를 홀렸나 [TV공감]
2026.07.11 16:04
◈ 기사 내용 요약
중년의 액션 기록 '김부장'
어떻게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나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수 년 만에 도달한 역대급 성적이다. 소지섭의 컴백으로도 일찌감치 화제가 됐던 '김부장'이 마의 시청률 고지를 넘어서면서 SBS 하반기 효자 아이템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11일 기준 전날 방영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 5회는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20.5%를 기록했다. 지난 주 4회의 자체 최고 시청률 21.6%보다 1.1% 포인트 하락했으나 실상 올해 최고 성적으로 SBS 드라마국 관계자 쾌재를 불렀다.
기염을 토하는 이 같은 고점 시청률은 SBS로선 약 5년 만이다. 2021년 K-막장극 대표 주자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펜트하우스3' 이후 처음인데, '김부장'은 단 2회 만에 15% 돌파를 돌파했고 단 4회 만에 20% 마의 고지를 넘기면서 이번 주까지 거뜬히 고점을 유지 중이다.
애초 드라마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극본화 했다. 평범한 대한민국 부장급 중년이지만 실상 과거 국정원 출신인 김부장(소지섭)이 딸 김민지(서수민)를 살리기 위해 벌이는 추적 액션극. 그만큼 화려한 볼거리의 영상화와 액션 속도감이 숙제로 제시됐다.
마침 영화 감독 및 각본가 남대중이 집필을 맡아 플롯이 무리 없이 정돈됐다. 기술력도 중요했다. 극중 소지섭의 과거사 장면에는 배우가 같은 인물을 연기한 뒤의 디에이징(De-aging)이 적용됐다. '카지노' 최민석, 영화 '7광구'의 故 안성기 또한 이 디에이징 CG(컴퓨터 그래픽)를 통해 젊은 시절 비주얼을 구현한 바, 극 중 중장년 김부장의 복잡한 인생사를 훑는 차원에서도 이는 반드시 필요했다.
무엇보다 제작사의 과감한 제작비 투입 등으로 영화 퀄리티 이상의 활극을 구현해냈다는 호평이 크다.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도로 추적, 총칼 등 무력 액션 볼거리는 기본이며 어둔 화면 속 날랜 몸짓으로 다양한 빌런들을 제압하는 김부장의 동선이 남성 시청층의 환호를 불렀다. 실제 20대 남성 시청자 점유율이 50%를 돌파했고 세대와 무관하게도 3059 여성 시청층 최고 점유율까지 46%를 기록했다.
배우 소지섭의 캐릭터 해석 내공, 실제 나이 50대임에도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동시 간직한 비주얼은 그의 수 십 년 베테랑 면모를 증명한다. 영국 신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할리우드작 '킹스맨'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신사적인 면면은 의상·디자인·미술로써 사실감 있게 구현됐다.
총 10부작 중 벌써 반환점을 돈 만큼 후반부엔 한층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액션 신들이 대기 중이다. 제 아무리 볼거리에 치중한 장르물이라 해도 국정원 요원으로 살아왔던 그가 최종적으로 빌런과 맞서면서 얻게 될 부성애나 중장년으로서 깨달을 생의 의미도 유종의 미가 될 터.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등, 악인을 징벌로 일관하고 밀어 붙이는 '사이다' 유형 스토리텔링이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지상파 황금시간대를 차지한 '김부장' 또한 그 트렌드의 선봉장에 섰다.
모티브(동기·영감의 원천)와도 별개로 범법·악행을 일삼는 빌런을 빠르게 제압하며 타깃을 향해 찬찬히 단계를 부수어가는 활동적 인물은 이를테면 '리그 오브 레전드(롤)' 등을 위시한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게임 양상과도 닮아있다. 무한정 이어지는 실시간 전투, 친구들과의 협동을 통한 팀플레이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 생생히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RPG(Role playing, 역할 게임) 묘미가 고스란히 녹아난 데다 10대 딸을 양육하는 중년 싱글 파파의 서사는 시뮬레이션형 융합 게임 장르로 비춰진다.
말하자면 이 카타르시스의 체감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복잡한 세상사 속 모두가 원했던 '한방' 솔루션이다. 현대 사회의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계층 이동 사다리, 즉 무한 경쟁 레일에서 각자의 인생 과업을 시지푸스의 돌처럼 굴리는 양상인데, '김부장'은 그 녹록지 않은 행위를 무한 반복하는 '코리아 캡틴 히어로'다. 마침 넷플릭스 개막과 동시에 3주 째 아시아권 1위, 비영어권 상위권 랭킹인 것은 덤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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