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민주노총
민주노총
노란봉투법의 ‘4개 기둥’, 대법 판단에 흔들

2026.07.11 00:46

노동부 ‘해석지침’ 정당성 타격
지난달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1만 간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원청 교섭 쟁취’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대법원이 노란봉투법 입법의 토대가 된 ‘CJ대한통운 사건’을 ‘법리 오해’라고 파기하면서, 정부 ‘해석지침’의 정당성도 흔들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은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단체교섭 범위 등을 설명하는 정부의 공식 해석 기준이다. 고용노동부는 CJ대한통운뿐 아니라 한화오션, 현대제철 사건 등 확정되지 않은 1, 2심 판결 4건을 해석지침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CJ대한통운 사건뿐 아니라 다른 3건의 하급심 판결 역시 뒤집힐 가능성이 커져, 정부 지침의 뼈대 자체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노란봉투법의 보완 입법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노동부가 해석지침에서 근거로 삼은 4건 판결은 모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지 않은 1, 2심이었다. 당시에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데다, 주류 판결로도 볼 수 없는 소수 사건을 근거로 해석지침을 작성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노동부는 “노란봉투법은 그동안의 법원 판례를 입법화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하급심 판결을 근거로 사용자성, 경제적 종속성 등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노동부는 CJ대한통운, 한화오션 사건을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 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대표 사례로 제시하며, ‘실질적, 구체적 지배’ 개념을 설명했다. 해석지침은 “이들 판결에서 제시한 원청 사용자 사업에 하청 업체의 편입 여부, 경제적으로 종속돼 있는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원청 생산 체계에 따라 일하는 사내하청의 경우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최근 원·하청 사용자성 인정의 약한 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노동 안전’과 관련해선, 현대제철 1심 판결을 예로 들었다. 노동부는 “원청이 생산 시설을 통제하고 있어 하청업체 스스로 안전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면 구조적 원인을 쥔 원청에 실질적인 지배력이 인정된다”는 법원 논리를 지침에 그대로 반영했다. 백화점·면세점 1심 사건 판결은 “원청이 명백히 우월한 지위에 있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다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의 근거로 활용했다.

그러나 지난 9일 대법원 판결로 이 판결들은 모두 파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은 노란봉투법 시행(3월 10일) 전과 후를 명확히 구분하며, “시행 전 사건에 대해서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 계약 관계가 있어야 교섭 의무가 있는 원청 사용자로 인정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류도 아닌 소수 의견 1·2심 판결을 바탕으로 법을 만들고, 해석지침까지 내놓은 것”이라며 “9일 대법원 판단으로 이제까지 노란봉투법 관련 판례는 제로(0) 상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유례없는 입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 정부의 고충을 감안하더라도, 산업계·법조계에서는 “해석지침에서 일부 하급심 판단을 법원의 주류 견해인 것처럼 언급한 건 명백한 왜곡이고, 시행령 등을 통해 보완 입법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더 크다.

판례 제로 상태가 되면서 노사 교섭을 둘러싼 현장 혼란은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 원청 업체 439곳에 하청 노조 1161곳이 교섭을 요구했지만 교섭이 진행 중인 곳은 100곳이 안 된다. 대부분 업체가 노동위원회, 법원에서의 법정 다툼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존 판례가 모두 깨지면서 법원으로 향하는 움직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완 입법’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더 커질 전망이다. 누가 진짜 교섭 대상인지, 어떤 내용을 두고 협상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고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사용자 범위를 명확히 하고, 노동쟁의 대상도 고도의 경영상 의사결정은 제외하도록 재조정하는 등 보완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민주노총의 다른 소식

민주노총
민주노총
21시간 전
반값 할인에 손님 몰렸지만 매대는 '텅'…벼랑 끝 홈플러스
민주노총
민주노총
1일 전
여당 의원 ‘성과급 지역화폐 지급법’…삼전 노조 등 반발에 사흘만에 철회
민주노총
민주노총
1일 전
“손흥민을 왜” 역풍에… 與, 청문회 참고인 철회
민주노총
민주노총
1일 전
금속노조 “15일 하루 전면파업”…현대차는 13일부터 부분파업
민주노총
민주노총
1일 전
노란봉투법이 우리에게 건넨 뜻밖의 소득[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63)
민주노총
민주노총
3일 전
민주노총, 15일 총파업 예고…“원청 나와라”
민주노총
민주노총
3일 전
민주노총, 15일 총파업 선언…“원청교섭·초기업교섭 시대 열겠다”
민주노총
민주노총
3일 전
민주노총, 15일 총파업 선언…"원청교섭·초기업교섭 시대 열겠다"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