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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제 끝났다"…'억대 연봉' 엘리트 조직의 탄식

2026.07.11 13:31

딜로이트, 2035년 전통 업무 축소 전망
AI 에이전트가 시장 다수 차지 예상
맥킨지·BCG, 성과 기반 가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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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선한결 기자

AI 확산이 컨설팅업계의 '시간당 청구' 관행을 흔들고 있다. 사람의 투입 시간을 팔아 수익을 내던 전문서비스 모델이 약해지면서 고정 수수료와 성과 기반 가격으로의 전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딜로이트의 한 임원은 지난달 타운홀미팅에서 전통적인 노동 기반 시간당 요율 컨설팅 업무가 향후 10년 동안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차트를 공개했다. 딜로이트 미국 정부 컨설팅 조직의 리더 제이슨 맨스토프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은 노동 기반 업무가 2035년에도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전체 그림의 일부에 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현재 초기 단계인 AI 에이전트는 2035년까지 급격히 성장해 확대되는 전문서비스 시장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딜로이트 컨설턴트는 “우리 모델은 끝났다는 점을 강하게 암시했다”며 “우리는 사실상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딜로이트 대변인은 회사가 “인간이 주도하고 AI가 지원하는 업계 전환을 이끌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컨설팅업체들은 AI가 성장할수록 인간의 시간을 기준으로 청구하는 전통 모델이 더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소프트웨어나 제품 기업처럼 운영하려 하고 있다. 사람 노동을 빌려주는 방식보다 고정 수수료 구독, 패키지형 솔루션, 성과 연동 상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이동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당 과금을 없애는 일은 단순한 가격표 변경이 아니다.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사실상 무료로 일하는 비용을 떠안아야 하고, 대금 지급이 불규칙해져 일상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성공 기준이 주관적으로 해석되면 고객 관계도 악화할 수 있다.

인재 자문회사 패트릭모건의 제임스 오다우드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회사가 기술을 통해 실제 비용 절감 효과를 얻기도 전에 가격을 낮추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틸리의 에릭 마일스 최고경영자도 전환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는 구매자들이 제안 가격이 시간 기반이 아니어도 여전히 ‘시간 곱하기 요율’ 방식으로 입찰을 비교한다고 말했다. AI 환경에서는 변동비가 낮고 고정비가 높은 구조가 되기 때문에 시간당 청구에 계속 의존하는 회사는 마진이 깎일 위험이 있다. 그는 “전문직으로서 우리는 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같은 순수 컨설팅 대형사들은 더 많은 서비스를 성과 기반 가격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맥킨지의 글로벌 수수료 가운데 30% 이상은 고객 성과와 직접 연결된 가격에서 나온다. 맥킨지 시니어파트너 셸리 스튜어트 3세는 이 비율이 수년간 커져왔다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에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 그는 “성과 기반 가격은 판단은 사람에게 속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문서비스가 전통적으로 피해온 책임성을 더한다”며 “이는 컨설팅의 종말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베팅”이라고 말했다.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변화가 철학적 선택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대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I 기반 컨설팅 플랫폼 카탈런트의 팻 페티티 최고경영자는 이를 전통 수익원을 뒤흔드는 AI에 맞서 새 수익 방식을 찾는 “존재론적 몸부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AI가 그들의 사업 모델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주로 검토하는 대안은 고정 수수료와 성과 기반 가격이다. 고정 수수료는 투입 시간과 무관하게 정해진 산출물이나 프로젝트 범위에 대해 예측 가능한 비용을 보장한다. 성과 기반 가격은 고객과 합의한 지표를 달성하거나 초과·미달한 정도에 따라 컨설턴트가 보수를 받는 방식이다.

빅4 회계법인은 시간당 모델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규제 체계와 독립성 규정 때문에 감사 업무는 보수를 성과 인센티브나 특정 고객 성과에 묶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또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처럼 장기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동기가 있는 조직과 달리, 빅4 파트너들은 자신의 보상을 위협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대규모 과금 방식 전환 실험에 소극적일 수 있다. 일부 회사는 직원들이 새 모델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AI 기반 회계법인 엘리베이트는 직원들에게 시간을 청구하지 않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 회사의 숀 맥린 최고디지털책임자는 5월 한 콘퍼런스에서 초급 직원들이 청구 가능 시간 목표를 맞추기보다 AI를 통합하고 새로운 절차를 설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보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부 성과 평가 기준부터 바꿔야 과금 모델 전환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소형 컨설팅사의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연매출 약 2억5000만~3억달러를 올리는 경영컨설팅업체 뉴턴컨설팅은 2001년 설립 이후 모든 수수료를 운영 성과에 연결해왔다. 뉴턴은 제조 폐기물 감축, 창고·트럭 운송 비용 절감, 소매업의 신선식품 폐기 축소, 매장 전환율 증가 같은 합의 지표의 달성에 수수료를 묶는다. 스티븐 필립스 뉴턴 매니징파트너는 일부 고객에게는 시간당 청구를 하기도 하지만, 이는 주로 고객사의 구매 조직이 이를 요구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기존 대형사들이 성과 기반 가격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이다. 그는 필요한 문화가 없고 애초에 그런 방식으로 설계된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조직이 대표하는 것이 이것이 아니라면 이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컨설팅업계의 과금 전환은 AI 도입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 내부 보상 체계, 현금흐름 관리, 품질 통제까지 바꿔야 하는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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