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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수도권 주택 공급? 맞는 방향 아냐"

2026.07.11 11:56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 이희훈

지난 6월 말, 정부는 화성 동탄을 비롯해 기흥, 구리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자 해당 지역들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는 듯싶었으나 다시 가격이 오르자 추가 규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화성 동탄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등의 영향으로 성과급 지급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부동산 상황을 짚어보고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도시연구소 사무실에서 최은영 소장을 만났다. 다음은 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세금 올리면 세입자에 부담 전가? 현실과 안 맞아"

- 최근 경기도도 부동산 시장이 급등하며 경기도 일부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었어요.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세요?
"지금 상황은 정확히 말하면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거예요. 집값은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어요. 이재명 정부가 대책을 쏟아냈지만 11월까지는 안 잡혔던 것 같아요. 서울은 2025년 1분기가 고점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있었는데, 4~5월 들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게 지금 상황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 왜 꿈틀거릴까요?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기준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어서, 다른 지역이 이걸 따라가는 구조예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이 먼저 따라가고, 서울 외곽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이게 경기도까지 확대된 양상이라고 봐야 해요.

지금 2025년엔 아파트 가격 기준점이 너무 높아져서 강남에는 수십 억, 심지어 100억 넘는 아파트까지 나오는 상황이에요. 지금까지 전고점은 2021~2022년인데, 서울도 단지별로 보면 30% 정도만 전고점을 넘었고 나머지 70%는 아직 못 넘었어요. 경기도에서도 전고점을 넘는 단지들이 점점 늘고 있고요.

결국 코로나 이후 저금리와 유동성 증가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뒤 회복을 못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강남이 2023년부터 먼저 회복하기 시작했고, 그게 서울 전체로, 다시 경기도로 번지는 상황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 그럼, 10·15 대책의 약발이 끝난 걸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려워요. 이번 상승의 진원지는 강남 초고가 아파트들인데, 정작 그 아파트들이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100억까지 갔던 아파트들이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대책 효과가 끝났다면 그 아파트들이 다시 상승 전환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2023~2024년 제일 먼저 급등했던 강남 아파트들이 지금은 잘 안 팔리면서 조금씩 하락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대책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보는 건 섣부른 판단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계속 말씀드린 것처럼 살얼음판 같은 상황인 건 맞아요. 강남 초고가가 워낙 높은 기준을 만들어놔서,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들이 그걸 따라가며 꿈틀거리는 거고요. 이걸 확실히 막을 대책이 있었는지는 의문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보유세를 포함한 세금 정책인데, 이게 7월에 나올 예정이거든요. 이게 시장에 충격을 줄 만큼 강한 정부 의지로 받아들인다면 안정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봐요.

결국 지금은 윤석열 정부 때 풀어놨던 주택 가격의 고삐를 간신히 잡은 수준이고,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봐요. 문제는 강남 아파트가 진정 내지 하락 국면인데도 다른 지역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범위가 넓어진 거예요.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 그걸 보여줍니다."

- 많이 이야기 나오는 게 세금이 올리면 세금 올린 만큼 세입자에게 부담이 가니까 서민은 더 힘들거라는 주장이거든요.
"세금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가 가장 집중적으로 감세한 대상은 1주택자예요. 재산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에서 45%로 낮췄는데, 이건 이름과 달리 사실상 세금을 깎아주는 장치거든요.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를 낮춘 혜택은 주로 1주택자가 받아요. 그런데 1주택자에게 세입자가 있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잖아요. 그러니 세금을 올리면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는 주장은 현실과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윤석열 정부 때 있었던 여러 세금 장치들이 주로 1주택자를 겨냥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깎아준 거였다는 점이에요. 이런 걸 되돌린다고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이유는 없어요. 그냥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자산가치에 맞는 세금을 내는 것 뿐이죠. 다주택자가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전가 문제는 다소 과장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서울의 전세난이 심한 거로 아는데 서울의 전세난은 어떻게 보세요?
"이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에요. 매매가는 출렁거리는 경향이 있지만, 서울 전세가는 전세사기 발생 시기를 빼면 거의 계속 우상향이었거든요. 세입자들은 늘 어려웠던 거죠.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느는 흐름도 수십 년째 이어져 왔는데, 서울은 전세 비율이 높았던 만큼 그 충격이 크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던 지역이에요. 비수도권은 이미 전세 비율이 낮고 월세 비율이 훨씬 높거든요.

최근 가장 큰 변화는 가격이 폭등했다기보다 서울의 전세 물량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점이에요. '단지에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다'는 식의 자극적인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그건 위기를 과장하는 측면이 있어요. 데이터로 보면 전세가가 급등하거나 매물이 급격히 줄어드는 뚜렷한 상황은 아닙니다."

- 지금 전세가 없어서 전세난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요?
"그 정도로 급격하게 줄지는 않았어요. 실거래되는 전세 거래 건수는 2023년이 제일 많았고 그 뒤로 줄긴 했지만, 실거래 데이터로 보면 전세가 없어서 엄청나게 줄었다고 말하기엔 무리예요. 전월세 중 전세 비중이 서울에서 꾸준히 줄고 있는 건 맞고, 최근 들어 그 하락 폭이 더 뚜렷해진 것도 사실이에요.

월세 전환이 늘어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세입자 입장에서 전세가 얼마나 위험한 제도인지 알게 되면서 전세를 기피하는 경향도 있어요.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언론에서 말하는 정도로 실거래가 급격히 줄어드는 건 아니라서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동탄 규제 풍선효과? 이재명정부 규제지역 광범위하게 설정"

- 이번에 경기도 화성 동탄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조정 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는데.
"규제 지역을 경기도로 확대한 건 사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거의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조치예요. 상승률과 청약 경쟁률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이거든요. 동탄 집값이 삼성 반도체 이슈로 급등하니까 규제 지역 지정이 필요했던 거고, 그에 따라 지정한 거죠. 이걸 두고 잘했다 못했다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화성 동탄은 매매 건수도 많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많이 뛰어서, 정부는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봅니다."

- 규제하면 나오는 게 풍선효과인데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그런 비판도 다소 기계적인 것 같아요. 어느 지역을 규제로 묶으면 밖에서 반작용이 생길 수 있죠.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규제 지역을 처음부터 광범위하게 설정했어요. 기존의 핀셋 규제 방식에서 벗어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는데 저는 이게 잘한 방향이라고 봅니다. 서울 전체를 규제 지역으로 설정했고, 경기도 12개 지역도 10·15 대책 때 한꺼번에 지정했어요. 이번에 추가된 지역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고요.

문재인 정부 때는 거꾸로였어요. 처음엔 조금만 지정해놓고 나중에 확대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애초에 핀셋 규제로 가지 않아요. 대출 규제도 수도권 전역에 적용하고 있고요. 그렇게 광범위하게 묶어놓으면 풍선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데도 풍선효과를 얘기하는 건 비판을 위한 비판인 것 같아요. 오히려 규제 지역을 너무 광범위하게 설정했다는 비판도 있는 상황이라, 풍선효과 문제가 크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이번에 많이 오른 곳 중 하나가 경기도 화성 동탄이에요. 여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많이 사는데, 이번에 성과급 많이 받았잖아요. 그 영향도 있을까요?
"그 부분은 저도 걱정이에요. 성과급이 정확히 얼마나 분배됐는지는 저도 기사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삼성과 SK가 합쳐서 50조 원 가까이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이게 윤석열 정부 때 특례보금자리론과 거의 같은 규모거든요. 이 정도가 시장에 풀리면 영향이 상당히 클 수 있어요.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 구매에 집중된 돈이었던 반면, 이번 성과급은 주식 등으로 분산될 여지도 있어서 똑같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자칫하면 화성 동탄에 그치지 않고 서울 집값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는 있어요.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으니, 동탄에 머물지 않고 서울의 더 비싼 곳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남아 있거든요. 아직 현실화된 건 아니지만 면밀히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봅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 그렇다고 성과급을 주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집값이 오른다고 성과급을 주지 말라고 할 수는 없죠. 금리도 마찬가지예요. 주택 가격에 금리 영향이 크다고 해서 경제가 어려운데 무조건 금리를 올리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주거 정책은 이렇게 여러 경제 변수가 얽혀 있어서 의사 결정이 어려운 영역이에요. 그래서 정부는 주택 가격 안정에만 너무 매몰되면 안 된다고 봐요. 정부가 아무리 안정시키려 해도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거든요. 문재인 정부가 모든 정책을 쏟아부어 2022년 상반기에야 겨우 안정되기 시작했는데, 정권이 바뀌자 윤석열 정부가 다시 불을 지폈잖아요. 그만큼 쉬운 목표가 아니에요.

이재명 정부가 주택 공급을 강조하는데, 이것도 자칫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로 이어지면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던 것도 윤석열 정부 때 규제 완화가 원인이었고, 요즘 단독주택·연립주택이 꿈틀거린다는 기사도 재개발·재건축 기대감 때문이거든요. 그러니 공급 정책도 신중해야 해요. 공급을 많이 한다고 무조건 가격이 안정되는 건 아니에요. 문재인 정부 때도 공급은 많았지만 가격은 안정되지 못했고, 특히 정권 후반으로 갈수록 공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책실장이 '닥치고 주택 공급'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이런 식으로 정책 방향을 잡는 건 곤란하다고 봐요. 지금은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60, 70년대가 아니니까요."

"닥치고 수도권 주택 공급? 국가 균형발전 생각해야"

- 공급하면 더 지방에서 올라오니 안 좋은 거 아닐까요?
"그러니까요. 지금 문제는 수도권 135만 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는 거예요. 비수도권에 집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지만, 수도권에 계속 집을 지으면 인구를 계속 끌어들이게 되죠. 예전엔 일자리와 교육 때문에 서울이 사람을 끌어당겼다면, 지금은 수도권 주택 공급 자체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구조예요. 국가 균형발전도 생각해야 하는데, 정책실장 말처럼 '닥치고 수도권 공급'은 맞는 방향이 아니라고 봐요.

주택 보급률이 아주 낮던 시절에는 그런 정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집이 없어서 문제인 상황이 아니거든요. 전국 평균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었고, 서울도 96% 정도예요. 이 수치조차 오피스텔이나 고시원처럼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들 때문에 낮게 나오는 거고요. 그러니 지금은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택 공급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청와대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잖아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인데 이게 수도권 부동산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시간이 걸릴 거예요.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에요. 노무현 정부 때도 전국에 혁신도시를 만들었지만, 그게 서울 주택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과천만 해도 정부 청사가 많이 내려갔으니 집값이 떨어질 거라 예상했지만, 서울이나 경기도 일부 지역의 회복 탄력성은 굉장히 높아요. 자산 이득이 워낙 크다 보니 전국에서 지켜보는 시장이거든요.

그래서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정책이 당장의 집값 안정에 영향을 주긴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수 있어요. 다만 그것도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됐을 때 얘기고, 몇 년에서 10년 이후에나 나타날 결과라 지금 서울 주택시장에 당장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려워요.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거고,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7월 말경에 정부가 세제 개편안 발표한다던데.
"지금 이게 공론화가 너무 안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예요. 방향을 전혀 알 수가 없거든요. 문재인 정부 때는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세금 문제를 논의라도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렇게 정부가 갑자기 발표하는 방식이면, 양도소득세를 아무리 강화해도 정권이 바뀌면 또 방향이 바뀔 거예요. 종부세도 마찬가지고요.

세금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데, 문제는 수도권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거예요. 국회의원들도 종부세, 재산세, 양도세와 관련해 수도권 중심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요. 사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처럼, 서울 강남에서 걷어 비수도권으로 내려보내는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한 번도 제대로 거둔 적이 없어요. 제도는 있는데 실행 의지가 없었던 거죠. 7월에는 정부가 그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으면 해요.

다만 과정도 문제예요. 투명하게 국민 의견을 모으고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지금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국민이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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