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컨설턴트? 아무도 모른다…삼전닉스만 안다" [청와대는 지금]
2026.07.11 14:44
"반도체 주도 現 경제 상황, 누구도 설명 못해"
"학자? 식자우환...이재용 최태원이 본질 알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부 공개 강연을 했다.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8일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다. 김 실장은 약 40분 간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발표에서 ‘인공지능(AI) 혁명’ 예찬론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냈다. 경제·안보·교육·부동산·지역 균형발전·청년 문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AI 혁명이고, 그 핵심 변수가 반도체라는 주장을 했다. AI 혁명은 과거 산업혁명에 견줄 만한 ‘비가역적’ 역사 흐름이라고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김 실장 생각이다.
눈 여겨 볼 대목은 그렇다면 그가 어떤 숫자를 보고, 어떤 얘기를 듣고 있는지다. 정책 결정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우선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한 분기에 150조원을 벌어들이는 현 상황은 어떤 경제학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며 “지금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경제 이론의 모델은 없다”고 단언했다. 성장률을 예측하는 게 크게 의미가 있지 않다는 취지였다. 그는 “솔로우(solow) 성장 모델도 틀렸고, 지금의 국내총생산(GDP) 산출법도 후행한다”며 “경제학자들이 만든 개념이어서 꽤 근사해보이지만 지금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완벽하지 않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솔로우 모델은 국가의 총생산은 노동, 자본, 기술 수준(총요소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거시경제 모델이다.
김 실장은 “1950년대 만들어진 성장 경로 측정법을 지금까지 쓰고 있는데, 잡아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은 “경제학자? 경영학자? 컨설턴트? 저는 이 분들도 잘 모른다고 본다”며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20대, 30대 때 공부한 게 바뀌겠나”라면서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고까지 했다. 주류 경제학계를 ‘오히려 알아서 문제’라고 저격한 것이다.
김 실장은 복잡한 경제학 이론 대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이익 숫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급등한 주가 등을 언급하며 “현기증 나는 숫자들인데, 나는 상장사 이익,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과 전망만 본다”며 “이 숫자들만 보면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이 지속 가능한지 설명이 된다”고 했다. 거시 지표가 언제까지 양호할지,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거창한 거시경제 모델보다 두 회사 이익을 뜯어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키(key)는 결국 기업인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얘기했다. 김 실장은 “지금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라며 “기회가 될 때마다 두 분이 하는 말씀을 귀담아 들으려고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 회장과 최 회장이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 이재명 대통령과 각각 만났을 때 배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SK 측에서는 총수 외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곽노정 사장이 각각 배석했다고 한다. 김 실장은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이름도 거론하며 “개인적으로 이분들이 AI 혁명의 본질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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