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무산 속 MBK 김광일 부회장 행보 논란
2026.07.11 11:50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폐지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영을 주도했던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고려아연 등 다른 투자 기업의 이사회 활동을 지속하자 비판이 거세다.
서울회생법원은 7월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구조조정 성과가 미흡하고 회생 계획에 필수적인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에 실패했다는 사유다. 법원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했으며 14일 안에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의 원인으로 MBK 파트너스(이하 MBK)의 차입매수(LBO) 방식을 지목한다. MBK는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거액을 빌려 회사를 인수한 뒤 금융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 단기 재무 이익에 치중한 경영 결과로 장기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광일 부회장은 2015년 인수 단계부터 이 과정을 총괄한 인물이다. MBK는 인수 당시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점포를 매각해 빚을 갚는 데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2만5000명에 달하던 직원은 회생 신청 전 1만8000명까지 대폭 줄었다.
김 부회장은 이사회 일원으로 머물다 2024년 1월 공동대표로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재무 관리를 통해 매각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취임 1년 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결과를 낳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3000억원대에 매각하려던 계획은 하림그룹에 1200억원에 넘기는 데 그쳤고 메리츠금융그룹과의 보증 이견으로 긴급운영자금 조달도 무산됐다.
금융당국의 제재도 겹쳤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7월 2일 MBK에 직무정지 등 중징계 처분을 유지하기로 했다. MBK가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조건을 변경하면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의 이익을 외면하고 홈플러스에 유리하게 조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문제는 김 부회장이 부실 경영 논란 속에서도 네파, 롯데카드, 고려아연 등 여러 포트폴리오 기업의 이사직을 유지하며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과거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은 롯데카드와 이자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네파에서도 그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했다.
특히 2025년 3월부터 이사회에 합류한 고려아연을 두고 우려가 깊다. 고려아연은 2029년까지 미국에 핵심광물 제련소를 세우고 국내 게르마늄과 갈륨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국가기간산업이다.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소재산업에 단기 금융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식 경영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나온다.
노동계와 재계는 고려아연에 사모펀드 경영이 이뤄지면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해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홈플러스 노조와 연대 투쟁을 결의하며 고용 안정성과 기업 경쟁력 훼손에 대응하기로 했다. 진보당 정혜영 의원은 7월 1일 노조와 만나 “MBK 등 투기 자본들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국회에 투기 자본 규제 법안도 발의해 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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