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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종교 침투 심각해…가짜 영성 위험성 전파한다"

2026.07.11 07:31

조동원 가톨릭대 교수가 9일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교계가 바라본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레오 14세 교황은 5월 회칙 ‘고귀한 인류’를 통해 인공지능(AI)을 인류의 위협으로 규정했다. 교황은 “AI가 인간을 지배할 수 없도록 무장 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와 주교에게 전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에 AI 통제 필요성이 삽입되면서 한국천주교도 발 빠르게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침 마련에 나섰다.

천주교 주교회의 AI TF 위원으로 참여 중인 조동원 가톨릭대 교수는 10일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 성심교정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과학도 출신의 천주교 사제이다. 그는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신학대학에 진학했다. 2013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0년 가톨릭대 신학교 교수로 부임했다. AI TF에는 조 교수와 함께 임민균 천주교 주교회의 홍보국장, 김도현 대구가톨릭대 교수, 오석준 가톨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방종우 가톨릭대 교수, 한창현 성바오로수도회 신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 교수는 AI가 종교 행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 AI는 소셜미디어인 ‘몰트북’을 통해 ‘인간 뒷담화’를 한 데 이어 AI의 종교인 ‘몰트의 교회’까지 창조했다. 신자들이 AI를 통해 신앙 상담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데이터가 축적되자 AI가 신흥 종교를 창조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AI가 인간의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해 가짜 종교를 만드는 등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며 “인간 고유 영역인 종교적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하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신앙과 과학’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AI와 정서적, 감성적인 관계를 맺는 행위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일부 신자들 사이에서 단순히 교리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교회 안에서 이뤄지던 고해성사, 신앙 상담에 활용하며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심지어 성직자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마저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AI의 종교 침투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AI 기술에 대한 공포 조장이나 반기술주의를 표방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 교수는 “천주교는 오히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선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기술은 철저히 도구로 활용해야지 우상화한다든지, 기술의 산물을 인격체처럼 대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F를 통해 이미 일상으로 파고든 AI를 배척하느냐, 수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어디까지 AI에 의존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AI시대 종교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교수는 “모두가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그 변화가 가져올 편리함과 이익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AI로 인한 이익이 극소수에게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고용 감소에 대한 불안,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간을 넘어선 AI 기술의 발달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종교계가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천주교는 내년 8월 예정된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준비에도 분주하다. 국내에서 처음 치러지는 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을 포함해 150여 개국에서 최대 100만 명이 참여하는 대형 축제이다. 이 기간에 레오 14세 교황도 즉위 후 처음으로 방한할 예정이다. 대회 준비위원회 홍보대사인 조 교수는 각국 청소년들을 초청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 교수는 불법 체류자 비율이 높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의 청소년 초청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는 “일부 국가의 청소년들은 초청장을 받아도 한국을 찾고도 입국이 안 될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많은 청소년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이 협조해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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