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전
‘인천 만수지구대 아기맹수’ 권세희 순경…“학생들이 먼저 찾는 경찰 되고 싶어요”
2026.07.11 09:10
“학생들이 경찰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천 남동경찰서 만수지구대 권세희 순경은 매주 한 차례 점심시간에 학교를 찾는다. 학생들과 함께 교내를 거닐며 친분을 쌓는가 하면, 걷는 김에 학교폭력이 일어날만 한 장소를 살피기도 하고 딥페이크·사이버도박 등 청소년 범죄 예방 활동을 하는 ‘런치 패트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1일 만수지구대에 따르면 만수북중·만수여중·숭덕여중·만수중학교와 숭덕여고·동인천고 등 지역 내 중학교 4곳과 고등학교 2곳을 대상으로 학교 일정에 맞춰 주 1회 런치 패트롤을 운영 중이다.
런치 패트롤은 종전 학교 외곽 중심 순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만수지구대에서 직접 만든 ‘접촉형 치안 활동’이다. 최근 청소년 비행·폭력 신고와 학교 주변 학생 대상 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학교 밖 순찰만으로는 교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나 미신고 범죄 징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 순경은 “런치 패트롤은 경찰이 학교 안으로 직접 들어가 학생들과 대화하며 신뢰를 쌓는 활동”이라며 “학생들이 경찰을 편하게 느껴 그 어떤 고민도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종전 순찰이 등하교 시간 학교 주변과 통학로 중심이었다면, 런치 패트롤은 학생들이 가장 자유롭게 움직이는 점심시간을 활용한다. 경찰관들은 학생들과 학교생활 등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뒤 희망 학생들과 함께 학교를 돌며 안전 취약지역을 살피고 있다.
권 순경은 “점심시간은 학생들이 가장 편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라며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누고 학교 분위기를 살피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순경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아기맹수’ 셰프를 닮아 학생들에게도 친근하고 인기 많은 경찰관으로 다가가고 있다.
실제로 권 순경이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학생들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고, 교내 순찰에 함께할 학생을 모집할 때면 많은 학생이 손을 들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경찰관을 어색해 하거나 경계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더 반겨줬다”며 “덕분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학생들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과 가까이 만나는 과정에서 권 순경은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신뢰를 쌓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피해가 일어난 뒤 경찰을 찾기보다 문제가 커지기 전 학생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권 순경은 자신의 사진이 온라인에서 성적으로 도용된 사실을 알고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한 채 지구대를 찾은 학생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피해가 신고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심리적 장벽이 있다는 점을 체감했다.
권 순경은 “학생들이 범죄 피해를 당하고도 경찰서를 찾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가 커지기 전에 작은 고민이라도 먼저 상담하면 더 빨리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해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경찰을 어렵지 않은 존재로 느끼고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런치 패트롤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과 평소 신뢰를 쌓는 일이 범죄 예방의 시작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권 순경은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에게서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학생들 입장에서 어려움을 이해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학교폭력이나 범죄 피해를 겪고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가까운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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