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모의 빵집 일상] 소박한 목표, 만만치 않은 현실
2026.07.10 16:47
예비창업자 부부에 쓴소리
자영업자는 '노동자적 사장'
자신을 갈아넣으며 버틴다
며칠 전 저녁, 회사를 그만둔 50대 손님 한 분이 빵을 고르다 카페 창업에 대해 물으셨다. 퇴직금과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작은 카페를 하나 차려 부부가 함께 일할 생각이라고 하셨다.
"사실 저희는 큰 욕심이 없어요. 저희 부부 둘이 월 500만원만 벌면 돼요."
소박한 목표라고 하시는 말씀이셨지만, 나는 그 환상을 깨는 답변을 드리고 말았다. "매장을 그럭저럭 운영하고 계시는 많은 사장님의 목표가 월 500만원입니다."
많이 놀라시는 표정이었다. 쉽게 믿지 못하시는 눈빛도 스쳤다. 내가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매장 운영 그 자체였다. 빵을 만들고, 진열하고, 음료를 만들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만 할 줄 알면 먹고는 살 줄 알았다. 하지만 매출을 만드는 것도, 매출에서 이익을 남기는 것도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었다. 빵집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요즘 들어서야 이 시대가 자영업자에게 요구하는 난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다.
요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장님들이 기대하는 소득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허황된 꿈으로 식당을 여는 사람도 없고, 힘든 줄 모르고 카페를 여는 사람도 없다. 월 500만원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계획을 세우고 철저하게 준비하신다. 당장 내 가정을 꾸려나갈 작은 소득을 바라는 것인데, 그 금액이 그렇게도 힘이 든다.
서민들을 상대로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종에 뛰어드는 것이라서 부가가치가 낮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나를 갈아 넣고, 내 직원들을 갈아 넣어도 충분한 이윤이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소상공인은 사업자 자신의 노동력 투입을 전제로 하는 '노동자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원론적으로는 스스로 투입한 노동의 대가에 투입한 자본이익을 더한 수익을 올려야 맞다. 하지만 이미 고용시장에서 밀려나 퇴로가 없는 사업자는, 자신의 인건비로 최저임금조차 챙기지 못한 채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원가에 재료비와 임차료는 들어가도, 정작 자신의 인건비는 반영하지 못하기에 판매 가격은 사실상 '덤핑'에 가깝고, 서민들에게 저물가를 만들어주는 '착한가게'로 남는다. 착한가게가 되지 못하면 결국은 퇴출되는 운명이기에, 선택은 단 하나의 외통수뿐이다. 구조적인 문제다.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며칠 뒤, 뉴스에서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직원 한 명당 수억 원의 성과급을 준다는 소식이 들렸다. 주가는 연일 오르고, 주말이면 공항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뉴스만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풍족하게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하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아주머니, 편의점에서 바코드를 찍어주는 점원, 길을 걷다 스쳐 지나가는 아저씨, 내가 종종 들르는 김밥집 사장님과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사실은 이들의 삶이 바로 이 사회 대부분의 삶이다. 일단 화려한 뉴스에 현혹되거나, 남과의 비교에 지치지 말아야 한다. 현실의 삶을 인정하고 기운을 내서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야 한다. 부족한 삶도 아니고, 능력이 모자란 삶도 아니다. 다 그렇게 살고 있고, 그 안에서 나름의 행복과 의미를 찾고 있다. 다만 정책을 담당하시는 분들께서 평범한 삶의 모습들이 화려한 뉴스에 가려져 소외되지 않도록 충분히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
지난 저녁 매장을 찾았던 그 손님께서 실제로 카페 문을 여실지는 알 수 없지만, 어려운 이 시기를 감안하셔서 신중하게 잘 준비하셨으면 좋겠고, 소박하지만 자신만의 만족을 찾아가는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작은 행복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의 삶이 잘 지켜지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다.
[강준모 베이커리 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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