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
공화당 아성 텍사스서 돌풍, 민주당의 ‘제2 오바마’
2026.07.11 00:41
차세대 주자로 주목
30代 탈라리코 후보
미국 공화당의 최대 텃밭인 텍사스주(州)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압도하는 선거 자금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9일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가 올해 2분기 3000만달러(약 450억원)를 모금해, 900만달러를 모으는 데 그친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간 선거가 있는 해 2분기 기준 역대 상원의원 후보가 모은 금액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텍사스는 1994년 이후 상원의원·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단 한 차례도 민주당에 자리를 내주지 않은 대표적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우위지역)’이지만, 최근 여론 조사에선 두 후보 지지율이 동률을 이루며 11월 중간 선거의 격전지로 거듭났다.
탈라리코는 1989년생으로 미혼모 가정에서 태어났다. ‘탈라리코’라는 성(姓)은 양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름이다. 탈라리코는 정계 입문 전 샌안토니오의 저소득층 지역에서 중학교 영어 교사로 6년을 일했는데, 빈곤층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정치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해 왔다. 2018년부터 주 하원에서 내리 4선(選)을 했다. 교육, 낙태, 복지 문제 등에 있어서 진보 정책을 지지하지만 민주당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기독교 신앙이 독실한 편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사회적 약자를 돌보라는 것” “우리가 가진 것 중 천국에 가장 가까운 것은 다인종, 다문화 민주주의”라고 하는 등 자신의 신앙심을 내세우고 성경을 인용하는 캠페인을 구사해 왔다. 이 때문에 텍사스 전체 유권자 4분의 1을 차지하는 보수 성향의 백인 복음주의자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탈라리코는 주 의회에서 공화당과 협업해 초당적 법안을 여럿 통과시키는 데도 앞장섰다. 지난해엔 보수 성향 20·30대 남성 사이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도 출연해 큰 화제가 됐다. 학창 시절 토론·연극 활동에서 비롯된 연설 실력이 특히 뛰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도 종종 비견되는데, 주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토론하는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탈라리코를 두고 오바마는 “정말 재능이 있는 젊은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 패배 후 세대교체 갈피를 못잡고 있는 민주당을 대표할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230만명이 넘는다.
텍사스는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 차로 압승한 곳이다. 공화당 팩스턴 후보는 트럼프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예상 밖의 ‘탈라리코 돌풍’에 공화당 내에서는 당황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트럼프가 9월 댈러스에서 지지층 결집을 목적으로 하는 사상 첫 중간 선거 전당대회를 예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다만 미 정가에선 30년 넘게 이어진 텍사스의 공화당 아성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8년 상원 선거 때도 민주당 신예 베토 오루크가 텍사스 내 245개 카운티를 모두 도는 풀뿌리 유세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가 결집하면서 2.6%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공화당 측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낙태 등에 대해 탈라리코가 갖고 있는 입장은 주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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