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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기반 호반그룹, 한진칼 20.15% 확보

2026.07.10 17:08

호반건설, 한진칼 지분 18.46→20.15%
'단순 격차'보다 무서운 산은 지분 겨냥한 장기포석

대한항공 제공

[파이낸셜뉴스] 호남기반의 호반건설이 10개월 만에 한진칼 지분을 다시 늘리며 2대 주주 지위를 굳혔다. 표면적으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좁혔지만, 우호지분까지 감안하면 당장의 표 대결보다 한국산업은행 보유 지분의 향방을 겨냥한 '장기 포석'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호반그룹은 전남 보성 출신인 김상열 창업주가 광주를 기반으로 1989년 세운 호반건설이 모태다. 호남지역 주택도급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2005년에는 본사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이전하고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기존 18.46%에서 20.15%로 1.69%p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5월 지분율을 18.46%로 끌어올린 이후 10개월 만의 추가 매집이다.

계열별로는 호반건설이 11.50%로 가장 많고 호반호텔앤리조트 8.34%, 호반산업 0.17%, ㈜호반 0.15% 순이다. 호반그룹은 2022년 3월 강성부 펀드(KCGI)가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 13.97%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계열사를 동원해 조용히 지분을 늘려왔다. 취득 목적은 여전히 '단순 투자'로 공시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조 회장의 보통주 지분은 5.78%, 우선주는 0.53%다. 조현민 ㈜한진 사장 등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보통주 20.57%, 우선주 2.78% 수준이다. 이번 매집으로 호반(20.15%)과 조 회장 측 특수관계인 지분(20.57%) 격차는 0.42%p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턱밑 추격'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조 회장 측에는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이 버티고 있어서다. 이들을 모두 더한 우호지분은 약 46%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해 한진칼이 자기주식 44만44주(발행주식의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해 의결권을 되살리며 방어선을 한층 두텁게 했다.

과거 조 회장은 2020~2022년 KCGI·반도건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의 지지로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2대 주주였던 반도그룹(17.02%)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LX판토스 등에 넘기며 발을 빼면서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조 회장 측 우호세력에는 이 밖에도 네이버(NAVER), GS 등 5% 미만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결국 관건은 산업은행 지분의 향방이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으로서 2022년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5000억원)와 교환사채(3000억원) 인수를 통해 총 8000억원을 지원하며 지분 10.58%를 확보한 정책금융기관이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마무리된 이후 이 지분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호반이 20%를 넘어선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도 이 대목이 자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은행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이를 확보하는 쪽이 지배구조의 균형추를 단숨에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지분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류도 감지돼 향후 시점과 방식은 유동적이다.

호반의 행보는 창업주 김상열 회장의 오랜 항공업 진출 의지와 맞닿아 있다. 호반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한 전력이 있고, 그간 항공·해운 등 사업 다각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쳐 왔다. 도시정비 수주 부진 등 건설 본업의 성장 정체 속에서 항공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탈건설'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호반이 20%를 넘어서면서 조 회장 측과 외형상 대등한 구도가 형성됐지만, 우호지분을 감안하면 실질적 격차는 여전하다"며 "당장의 표 대결보다 산업은행 지분 매각 등 미래 변수를 겨냥한 포석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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