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대신 지역화폐?···삼성전자 노조 "임금 원칙 훼손"
2026.07.10 10:45
| 스마트비즈 = 김종훈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더라도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은 임금 지급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통화로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별도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임금 일부를 통화가 아닌 방식으로 줄 수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지난 7일 발의한 개정안은 예외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다.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면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급 수단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른 비현금 수단도 포함할 수 있다.
법안은 성과급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임금 일부를 대상으로 한다. 발의자인 박 의원은 최근 대기업 성과급이 늘어난 가운데 일부를 지역 내 소비로 연결하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지역사랑상품권이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용할 수 있는 지역과 가맹점이 제한되고 유효기간이 있어 월세나 대출 상환, 온라인 구매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힘이 다른 상황에서 동의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화폐 지급이 근로자의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회사가 정한 임금 수령 방식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노총도 임금의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지역사랑상품권이 통화와 다를 바 없다면 근로자의 임금이 아니라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의 세비에 먼저 적용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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