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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뇌물 혐의' 김성태, 2심서 공소기각 판결 파기…"이중기소 아냐"

2026.07.10 17:31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2심 재판부 "구성 요건·보호 법익 다른 별개 공소사실에 해당"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4월2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굳은 표정으로 자리해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일명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2부(김건우·임재남·서정희 고법판사)는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먼저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외국환 관리 질서와 국제 수지 균형 및 통화 가치의 안정이라는 국가·경제적 법익인 반면, 이 사건 뇌물 공여죄의 보호 법익은 직무 집행의 공정성과 국가 기능의 공정성에 관한 것"이라며 "양 죄의 입법 목적이 다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는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지 않고 외국환을 지급한 자를 처벌하는 것이고, 이 사건 뇌물 공여죄는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공무원이자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전자는 부작위, 후자는 작위에 해당한다"면서 "피고인이 상대방에게 외국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실행 행위가 일부 중첩됐더라도 구성 요건과 보호 법익을 달리하는 별개의 공소사실을 두고 법률상 한 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이 뇌물을 공여하는 주된 범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외국환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별건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행이 그 수단으로 수반됐다고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구성 요건에 동일성이 있거나 (양 죄가) 목적 및 수단 관계에 있더라도 행위 태양(형태·양상)과 보호 법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와 이 사건 뇌물공여죄는 입법 목적과 보호 법익 행위, 주체, 태양, 상대방 등이 모두 다르므로 형법 제40조에 따라 양 죄의 불법성과 책임을 하나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양 죄는 '상상적 경합'이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고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에 대한 공소 제기 효력은 나중에 기소된 뇌물공여죄의 공소사실에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상상적 경합이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가지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실체적 경합은 한 사람의 여러 개 행위가 여러가지 죄에 해당하는 것을 뜻한다.

한편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신 지급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돼 2024년 7월 1심서 징역 2년6개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후 검찰은 이같은 대북송금이 이 대통령을 위한 제3자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김 전 회장을 추가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것이 이중 기소에 해당한다며 공소기각 판결했다. 김 전 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 일시나 장소, 지급 대상 등이 동일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날 2심 재판부가 원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파기한만큼, 사건은 원심을 담당한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돼 다시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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