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소인 주장에 휘둘린 경찰 수사, 생사람 잡을 뻔했다[장윤기가 불붙인 檢보완수사]④
2026.07.10 11:22
외부 검증 없인 수사 왜곡 우려경찰이 고소인 주장과 피고소인의 자백을 그대로 믿고 사건을 송치했다가 뒤늦게 고소인의 허위 고소 정황이 드러난 사건이 확인됐다. 고소 사건을 직접 맡은 현직 경찰관이 고소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한쪽 당사자의 진술이나 청탁에 수사가 끌려갈 경우 무고한 사람이 피의자로 몰리거나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미수)는 지난달 11일 무고 및 사기미수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A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전 배우자 B씨가 자신의 어머니 C씨 동의 없이 부동산 담보대출 서류를 위조해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며 B씨를 허위 고소한 혐의를 받는다.
애초 경찰 수사는 B씨의 자백을 토대로 진행됐다. B씨는 지난해 4월 경찰에 "C씨 동의 없이 대출 서류를 위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경찰은 한 달 뒤 B씨를 사문서위조 등 혐의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A씨는 같은 시기 C씨를 대리해 영천농협을 상대로 근저당권말소청구 소송까지 냈다.
하지만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뒤집혔다. 검찰은 A씨와 B씨가 법률혼 관계였다가 2024년 협의이혼한 점, 대출 당일 대출금 일부가 A씨에게 송금된 점, 민사소송에서 C씨 지문이 담긴 확인서가 확인된 점 등에 주목했다. 이후 대출금 사용 내역과 민사소송 자료, 농협 관계자 진술 등을 확인한 결과 B씨가 C씨 동의를 받아 정상적으로 대출받았는데도, A씨가 대출채무를 피하려 허위 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한 정황이 드러났다. B씨도 검찰 조사에서 A씨의 허위 고소를 도운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소인과 경찰이 직접 금전 관계로 얽힌 사례도 있다. 인천지검은 2021년 자신이 수사한 사건과 동료 경찰관이 수사한 사건에 대한 수사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현직 경찰관을 구속기소했다.
이 경찰관은 2016년 지인의 고소장을 자신이 근무하는 팀 당직일에 접수하도록 유도한 뒤, 담당 수사관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사건을 직접 배당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사건 고소인으로부터 지인 명의 계좌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이 경찰관은 2022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사건이 경찰 수사가 한쪽 당사자의 자백에 의존하거나 청탁이 이뤄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경찰 판단에 대한 외부 검증이 사라질 경우 왜곡된 수사가 그대로 종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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