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오른 삼전·코스피···증시는 고점을 지난 건가 저점을 지난 건가
2026.07.09 17:09
급등하던 코스피 지수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와 함께 조정을 받자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이미 고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하락세를 급등에 따른 일시적 ‘소음’으로 해석하며 반도체주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낙관론과 함께 반도체 기업의 이익 상승 속도가 점차 둔화해 투자 심리도 꺾일 수 있다는 비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9일 전장 대비 45.12포인트(0.62%) 오른 7291.91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18% 오른 27만8000원에, SK하이닉스는 5.30% 오른 21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는 ‘찔끔’ 반등하는데 그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해온 코스피는 최근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며 고점(9385.59) 대비 22%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고점 대비 각각 26%, 27% 떨어졌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반도체주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고점론이 불거졌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둔화에 따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상승 속도도 느려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증가율이 정점 후 하락(피크 아웃)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진 및 실적 증가율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변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와 외국인 수급은 실적 증가율에 연동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반도체 업종의 내년 (실적) 증가율이 둔화돼 투자 심리도 정점 후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두고 “근본 원인은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속도가 내년에는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 후반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 계획 발표 시점 전후가 반도체가 조정을 받는 현재 흐름이 바뀌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로는 아직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기 어렵다”며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지출(Capex)이 계속 늘어날지, 신규 팹(제조 공장) 가동 이후에도 메모리 수급과 이익률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국내 증시 약세는 일시적 ‘소음’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반도체주 실적 호조에 따른 상승세가 지속돼 국내 증시도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급락 과정에서 펀더멘털(기업의 기초체력) 동력의 둔화 및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펀더멘털 호조(실적 개선, 전망치 상향 조정, 국내총생산 성장률 상향 조정 등)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실적,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움직이는) 장세”라며 “특히 2분기 실적 시즌에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 수출주들의 실적 호조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AI 우려는 소음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글로벌 AI 투자는 2025년 3900억달러에서 2027년 1조1000억달러로 확대되며 2년 만에 약 3배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 인프라 투자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4%에서 2027년 50%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사이클 종료로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며 “(반도체) 공급 과잉을 말하려면 실제 증설 속도 둔화, 고객 재고 축적 등이 확인돼야 하지만 현재 확인되는 것은 오히려 공급 부족의 심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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