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MLB 데뷔…미국 진출 918일 만의 꿈
2026.07.10 13:54
[mdtoday = 김교식 기자] 2년 반에 걸친 마이너리그 유랑의 끝에서, 고우석이 마침내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 고우석(28)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6 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2024년 1월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넌 지 918일 만에 빅리그 정규시즌 무대를 밟은 것이다.
고우석은 2-4로 뒤진 9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8개로, 직구 9개·스플리터 6개·슬라이더 3개로 구성됐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5.7마일(약 154㎞)을 기록했다.
이날 고우석의 데뷔는 한국 야구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그는 1994년 박찬호 이후 MLB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한 30번째 한국인 빅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투수로는 16번째이며, 2021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에 선 양현종(현 KIA 타이거즈) 이후 5년 만의 한국인 투수 데뷔이기도 하다.
고우석의 이날 피칭 내용을 살펴보면, 선두타자 대니얼 슈니먼을 상대로 시속 93.6마일(약 150.6㎞)의 직구를 초구로 던졌으나 볼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연속 꽂아 넣으며 승부를 이어갔고, 4구째 스플리터로 1루 땅볼을 유도해 첫 타자를 처리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 패트릭 베일리(27)에게 데뷔전 첫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1볼 상황에서 던진 2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베일리가 강타해 우측 담장 너머로 넘겼다. 빅리그 첫 피홈런이었다.
홈런을 내준 뒤에도 고우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스티븐 콴(29)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10구 승부 끝에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다음 타자 트래비스 바자나(24)도 시속 152㎞ 직구로 1루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18개의 투구 중 12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은 결과였다. 미네소타는 9회말 역전에 실패하며 2-5로 패해 최근 4연승 행진이 끊겼다.
고우석의 빅리그 입성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KBO리그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그는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총액 940만 달러(약 141억7천만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를 전전했고, 그해 5월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한 지 한 달도 안 돼 방출 대기(DFA) 신분이 됐다.
2025년에는 완전 방출 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그해 11월 다시 방출됐다. 한 달여 만에 디트로이트와 재계약하며 재기를 노리던 고우석에게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이달 초였다. 미네소타가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톨레도에서 뛰던 그를 영입한 것이다.
고우석이 디트로이트와 맺은 마이너리그 계약에는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구단이 빅리그 26인 로스터 한 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 조항에 따라 고우석은 지난 8일 미네소타의 빅리그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고, 10일 마침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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