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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네이비'서 사령탑으로…림팩 지휘봉 잡은 韓 해군[르포]

2026.07.10 14:22

[림팩 2026] 30개국 연합군 군함, 태평양 전격 출격…한국이 지휘
"연합군 지휘 역량, 전작권 전환에도 긍정적 영향 줄 것"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서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CFMCC)을 맡은 해군기동함대사령관 김인호 소장이 7일(현지시간) 태평양전투지휘소에 있는 해양작전본부(MOC)에서 연합참모진과 해상작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10 ⓒ 뉴스1


(호놀룰루=뉴스1) 김예원 기자 =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의 K. 마크 타카이 태평양 전투발전센터(K.MARK TAKAI PACIFIC WARFIGHTING CENTER). 이곳에 위치한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CFMCC·연해구사) 지휘소 벽면은 태평양 바다에서 기동하는 함정들과 항공기를 나타내는 푸른 불빛으로 가득했다.

이날 새벽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30개국에서 모인 32척의 군함들이 순차적으로 출항을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어깨에 조국의 국기를 단 각국의 군인들은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분주히 수첩에 작전 상황을 옮겨적거나, 활발하게 의견을 교류하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함들의 출격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해상 훈련인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의 실전 훈련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실전 훈련의 막이 오르면 이번 림팩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연해구사도 분주해진다. 해양작전본부, 상황실, 정보·작전반 등 15개 기능반으로 구성된 연해구사에 전 세계에서 모여든 참모단만 200여 명에 달한다. 올해 훈련엔 이 중 4분의 1가량이 한국 해군으로 채워져 우리 군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정조대왕함이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10 ⓒ 뉴스1


이들을 총괄 지휘하는 연해구사 사령관 임무는 한국 해군의 기동함대사령관인 김인호 소장(림팩훈련부대장)이 맡는다. 미국이 아닌 국가가 연해구사 사령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역대 4번째이며, 아시아 국가 중엔 한국이 최초다.

연해구사 사령관은 림팩 훈련을 주관하는 미 해군 3함대사령관 예하 구성군 중 해군 전력을 총괄하는 역할로, 다국적 해군 전력의 해상작전을 통제하는 실질적 지휘관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그동안 림팩 훈련에서 기동함대 소속의 강습상륙작전부대인 연합기동부대(CTF) 예하 부대의 해상전투지휘관 임무 등을 수행해 오다 지난 2022년 원정강습단장, 2024년 연해구사 부사령관 직책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마침내 연해구사 지휘관 역할까지 수행하게 됐다.

김 소장은 "다양한 해상작전 개념·계획·집행을 지휘해 림팩훈련에서 목표로 하는 해상교통로 보호, 해양 위협에 대한 공동대처 능력 증진, 연합전력의 상호운용성 및 작전 능력 향상을 달성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라며 "이번 훈련은 해양 안보 확립, 상호운용성 향상, 군사협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인 '2026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 중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 기지에서 정조대왕함 장병들이 방공전 팀워크 훈련을 하고 있다. 정조대왕함의 림팩훈련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며, 림팩훈련에서 방공전 부지휘관 임무를 수행한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6 ⓒ 뉴스1


김 소장의 지휘 아래 연해구사 소속 함정 30여 척과 항공기 140여 대는 항모강습단, 원정강습단 등 8개 CTF로 편성돼 다양한 합동 훈련을 전개한다. 적 잠수함 침투를 탐지·추적하고 격멸하는 대잠전(ASW), 적의 유도탄 및 항공기 공격에 대응하는 대공전(AAW), 수상함 간의 포격 및 유도탄 교전을 가정한 대함전 훈련 등 주 훈련이 이때부터 시행된다.

한국의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은 항모강습단(CTF 170) 방공전 부지휘관을 맡아 3000톤급 호위함인 대전함과 연합항모작전, 해상공방전, 전구대잠전 훈련을 수행한다. 해병대의 5000톤급 상륙함인 천자봉함과 해병대는 원정강습단(CTF 176) 소속으로 상륙작전 임무 수행 및 합동 시가지 훈련 등 육상 연합 훈련에 나선다.

우리 군의 주력 초계기이기도 한 '포세이돈' P-8A 해상초계기는 해상초계부대(CTF 172)로 배속돼 초계 업무 및 합동 잠수함 모의체 탐지 훈련을 실시한다. 3000톤급 주력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은 전구대잠전부대(CTF 174)에서 연합 잠수함작전능력을 함양하며, 기동건설대대는 인도적지원/재난구호부대(HA/DR TF)에서 항만피해복구와 기동로 개척 등을 수행한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서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CFMCC)을 맡은 해군기동함대사령관 김인호 소장이 7일(현지시간) 태평양전투지휘소에 있는 화상회의실에서 연합참모진과 해상작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10 ⓒ 뉴스1


김 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해군의 위상이 과거와 몰라보게 달라졌음을 곳곳에서 실감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엔 호위함 2척으로 겨우 태평양을 항해하며 하와이에서 외국 해군으로부터 '큐티 네이비'(Cute Navy) 소리를 듣던 한국이, 이제 미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함정과 잠수함 모두를 림팩 훈련에 참여시키는 것은 물론 연합 해군의 총지휘관까지 맡을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가장 뛰어난 전투 능력을 갖춘 해양 전력인 정조대왕함,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이라 할 수 있는 도산안창호함 등 세계 해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전력들이 참가했다"라며 "림팩 지휘관회의 때 미 3함대사령관 존 웨이드 중장이 한국 해군에 대해 '모든 파트너국과 완벽한 팀을 이룰 수 있는 완전한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 해군은 작전수행개념(CONOPS)을 예상보다 빠르게 완성시켜 다른 국가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의 신속한 작전 수립 속도와 작전 역량을 보고 웨이드 중장도 놀라워하며 긍정적 평가를 남겼다는 후문이다.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인 '2026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 중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 기지에 정박중인 도산안창호함 장병들이 함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6 ⓒ 뉴스1


김 소장이 이번 림팩 훈련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한다. 림팩 훈련 성과가 전작권 전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대규모 다국적 연합작전 수행 과정에서 한국군의 독자적인 지휘 역량을 확고히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림팩은 세계 각국이 해상교통로 보호, 해양 위협에 대한 공동대처 역량 강화, 연합전력의 상호운용성 및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훈련으로, 우리 해군은 이 훈련을 통해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안보 상황이 엄중한 상황에서 이번 훈련이 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 군에게 연합해양 작전 능력을 한층 강화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최근 현대전에서 도출된 전훈을 토대로 각국 해군의 협동성을 높이고 상호운용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소장은 "올해 림팩 훈련은 최근 전쟁에서의 교훈 분석을 통해 무인체계의 활용도를 높이고 다영역작전 개념을 반영하는 등 현대전 양상을 적극 반영했으며, 작전 개념 구상 시 연해구사 사령관으로서 이런 부분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다국 간 협력과 신뢰 구축, 항행의 자유 수호, 통합되고 준비된 파트너십 강화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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