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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국방 탄소섬유, 패스트트랙으로 국산화율 높여야”

2026.07.10 11:19

이민수 HS효성첨단소재 마케팅팀장
세계 3번째 ‘T-1000급’ 개발 성공해
“수십억 인증 비 부담, 실증사업 절실”
임세준 기자


“우주항공과 방산 부문에 쓰이는 탄소섬유는 중요한 전략물자 소재인데도 외산 의존도가 80%에 달합니다. 해당 분야 탄소섬유는 수년에 걸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증을 취득해야 해 국산 전환에 진전이 안 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HS효성 본사에서 만난 이민수(사진) HS효성첨단소재 탄소재료PU 마케팅팀장은 “탄소섬유는 공급망 안정성과 항공우주·국방 분야의 자주적인 설계·개발·양산 역량을 위해서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며 국산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위산업 등 분야에서 국산 완제품의 수출 성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무기체계의 핵심 뼈대가 되는 고성능 소재 분야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특히 전투기, 미사일, 군용 드론 등의 무게를 더 가볍게 하는 고성능 탄소섬유는 국내 기술로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개발했으나, 아직 국방 분야에서 적용은 제한적이다.

현재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은 전통적인 기술 강국인 일본과 미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후발 주자인 중국이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범용 제품 중심의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HS효성첨단소재는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초고강도 ‘T-1000급’ 기술을 독자적으로 자립하는 데 성공하며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한 회사다.

T-1000급 탄소섬유는 고압을 견뎌야 하는 우주 발사체 연료탱크나 미사일 체계, 국산 전투기 부품 및 무인기 몸체 등에 사용되는 최첨단 하이엔드 소재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 자립을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 국방 부문으로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은 모양새다. 이 팀장은 “국내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정작 국방 분야 국산 소재 공급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방산 부품의 특성상 작은 결함도 무기체계 전체의 치명적인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군과 완제품 제조사들은 기존 설계 단계에서부터 세팅돼 수십 년간 검증된 해외 경쟁사의 제품을 그대로 고집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품 소재를 국산으로 바꾸려면 새로 설계를 변경하고 장기간 시험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와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팀장은 “무기체계에 들어가는 부품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수십억원이 드는 시험평가·인증 비용을 방산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국산 소재가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될 수 있도록 인증·평가·조달 절차를 연결해주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시험평가와 인증 절차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해주는 패스트트랙 ▷국산 소재 사용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 ▷초기 물량 또는 실증 사업과 연계된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부 주도의 실증 사업, 방산클러스터, 무기체계 시범 적용 과제를 통해 국산 소재가 실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말 탄소아라미드PU를 ‘탄소재료PU’와 ‘아라미드PU’로 이원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맞춤형 영업에도 속도를 높여왔다.

그럼에도 방산 분야의 국산화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결국 제도적 정비가 종착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등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지난 4월 전북에서 열린 민주당 방산특위 간담회에서는 국산 소재 채택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되기도 했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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