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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 모로코
프랑스 대 모로코
[fn광장] 뉴저지와 빅토르 위고

2026.07.09 18:24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
나폴레옹 비판하다 저지섬 유배
그곳서 대표작 레미제라블 탈고
뉴저지는 저지 출신 영국 장군이
고향 그리워 뉴욕남쪽에 붙인 지명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열려
조성관 작가 지니어스 테이블 대표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은 뉴저지에서 열린다. 조별리그 1차전 중 명승부의 하나가 C조 1차전. 브라질 vs 모로코. 결과는 1대 1 무승부. 이 경기가 뉴저지에서 열렸다.

TV 중계화면에 자주 'New Jersey'가 비쳤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뉴저지, 뉴저지, 뉴저지….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뉴욕과 마주 보는 곳, 맨해튼의 야경을 황홀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곳, 자동차 번호판의 별칭이 '가든 시티(Garden City)'인 곳, 미국의 국민가수 프랭크 시나트라가 태를 묻고 묻힌 곳, 뉴저지.

TV 화면의 '뉴저지'를 보다가 나는 엉뚱하게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3)가 떠올랐다. 위고가 나폴레옹 3세의 독재를 비판하다가 1852년 쫓겨간 곳이 저지섬이었다.

영국과 프랑스 노르망디 사이의 채널군도(Channel Islands). 움푹 파인 형태의 노르망디만에 점점이 흩뿌려진 섬들이 채널군도다. 이 섬들은 영국령이다. 거리상으로는 프랑스와 훨씬 가깝고, 전력도 프랑스에서 해저케이블로 공급받지만 엄연히 영국 땅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911년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살던 바이킹이 남쪽으로 내려와 정복한 땅이 노르망디다. 노르망디공국의 윌리엄 공작은 1066년 영국을 침공해 점령한다. 영국 왕실은 15세기 중반 백년전쟁이 끝날 때까지 노르망디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백년전쟁의 승전국 프랑스는 영국이 점령한 자국 내 영토 대부분을 회복했지만 해협군도의 섬들만큼은 영국령으로 인정했다. 이 군도에서 제일 큰 섬이 저지(Jersey)이고, 두 번째로 큰 섬이 건지(Guernsey)이다. 유럽 대륙에 변란이 생길 때마다 반체제 인사들이 손쉽게 망명지로 선택한 곳이 두 섬이었다.

하늘에서 본 채널 군도. 왼쪽이 건지섬, 오른쪽이 저지섬. 위키피디아

위고는 저지섬에서도 나폴레옹 3세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파리의 주요 신문들은 인편으로 원고를 받아 신문에 실었다. 위고의 글이 실릴 때마다 신문은 불티나게 팔렸다. 위고는 나폴레옹 3세에게 눈엣가시였다. 온갖 회유를 했지만 위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폴레옹 3세가 영국 여왕에게 청을 넣는다. 이어 여왕이 위고에게 부탁한다.

"프랑스에서 먼 건지섬으로 들어가 계셔달라."

1855년 그는 만 안쪽에 있는 건지로 거처를 옮긴다. 건지는 저지에 비하면 프랑스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곳. 여러 가지 여건상 나폴레옹 3세를 계속 비판할 수가 없게 되자 그는 소설 집필에 전념한다. 찾아오는 이 없는 섬에서 그는 소설에만 매달렸고, 1861년 6월 말 마침내 원고를 탈고했다. 그게 '레미제라블'이다. 원고를 끝내고 나서 그는 지인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 속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오늘 아침 레미제라블을 끝냈다네. 이젠 죽어도 좋아.'

레미제라블은 다음 해 파리에서 출간되었고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럼에도 위고는 건지섬에서 나오지 않았다. 나폴레옹 3세가 있는 한 프랑스 땅을 다시 밟지 않겠노라 결심했기 때문이다. 1871년 보불전쟁의 패배로 나폴레옹 3세가 실각하자 위고는 망명을 끝내고 19년 만에 파리로 돌아온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이다.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에서 40년간 1억3500만명 이상이 이 뮤지컬을 봤다. 몇 년 전 넷플릭스에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이라는 영화가 공개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점령당한 건지섬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뉴저지는 저지 출신 영국 장군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뉴욕 남쪽 땅에 붙인 지명이다. 뉴저지는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했을 때 13개주 중의 하나였다.

저지와 건지는 낙농업이 주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최고급 우유 중 하나가 저지 젖소에서 짠 밀크다. 제조사는 영국 왕실 전용 우유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저지 우유로 만든 우유식빵도 팔린다. 위고가 19년간 망명생활을 한 채널군도의 저지섬과 건지섬.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섬은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조성관 작가 지니어스 테이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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