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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의혹 고발에 “반역자, 묻어버리자”…의사집단 따돌림에 법원은 면죄부

2026.07.10 05:04

게티이미지뱅크
의약품 리베이트 의혹을 내부 고발한 의과대학 교수가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허위 사실 유포 등 피해를 본 사건에서 1심 법원이 최근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의사 커뮤니티 특유의 폐쇄성과 ‘따돌림’ 문화는 전공의 집단행동 당시에도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 글 게시자 등 개인 처벌이 쉽지 않다면 커뮤니티 자체에 대한 제재를 통해서라도 자정을 유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9일 판결문 등을 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 변성환 판사는 지난 5월28일 상계백병원 교수 ㄱ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의사 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ㄴ씨는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게이트’ 게시판에서 ㄱ씨를 향해 “메디스태프(또 다른 의사 전용 커뮤니티) 내용을 기자들에게 팔아먹다가 걸렸다”, “이전 병원에서도 싫어하는 레지던트가 리베이트 받았다고 허위 신고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변 판사는 ㄴ씨 혐의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ㄱ씨는 2022년 병원 리베이트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2019~2021년 전공의와 일부 교수가 제품 설명회 명목으로 음식값 등 금품을 받고, 불필요한 비급여 비타민을 처방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의사 전용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메디게이트’와 ‘메디스태프’에서는 ㄱ씨를 향한 공격이 쏟아졌다. “반역자다” “후배를 팔아먹었다” “의사 사회에서 묻어버리자”는 등 수십건의 게시글과 댓글이 올라왔다. 글 가운데는 가족을 언급하거나 성희롱성 발언이 포함된 것도 있었다. ㄱ씨는 이 가운데 게시자가 특정된 ㄴ씨를 고소했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 따돌림은 전공의 집단행동 사태를 계기로 이미 심각성을 드러낸 바 있다. 의·정 갈등이 한창이던 2024년 메디스태프 등에는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으로 병원 복귀 전공의 등 2천명 명단을 유포하며 조롱·협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명단을 유포한 전공의 류아무개(33)씨는 지난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지만, 그에게 명단을 제공하는 등 조력한 다른 전공의는 벌금 1천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의사 면허는 금고 이상 형을 받을 때만 취소된다.

의사 커뮤니티에서 반복되는 낙인 찍기와 집단적 공격에 대해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형사 전문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명예훼손 글에 대한 즉각적인 차단이나 삭제 처리가 이뤄지도록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위법 수위를 넘는 게시글에 대한 엄격한 사후 처벌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ㄱ씨는 메디스태프 운영진이 모욕성 게시글과 댓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관련 글 증거 수집을 방해했다며 대표 등을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메디스태프 운영진은 전공의 집단행동 당시 조롱·협박성 글을 방치하고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도 수사 받고 있다.

한편 ㄱ씨가 애초 제기했던 상계백병원 리베이트 사건은 제보 이후 5년 가까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 노원경찰서가 2023년 무혐의 처분한 뒤, 권익위의 이의제기로 재수사가 진행됐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일어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첩돼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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