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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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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 노란봉투법 모태가 된 하급심 판결 뒤집었다

2026.07.10 00:01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금속노조 '교섭 불응 원청기업 규탄' 기자회견. 노란봉투법 시행 4개월이 지나도록 실제 교섭이 시작된 사업장이 단 한 곳도 없자, 금속노조가 오는 15일 예정된 1차 총파업을 앞두고 원청의 교섭 참여를 촉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뉴스1

대법원이 2020년 CJ대한통운이 택배 기사들과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 노동 행위라고 본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 3부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 노동 행위라는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과 택배 기사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사건은 노란봉투법 입법의 모태였다. 택배노조는 2020년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을 거부하자 노동위에 제소했다. 이에 중앙노동위가 부당 노동 행위가 맞다고 판정하자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23년 CJ대한통운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여서 사용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2024년 서울고법의 2심 판단도 같았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은 법원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며 노란봉투법에 직접 계약이 없어도 근로조건을 실질 지배·결정하면 원청도 사용자라는 조항을 추가해 버렸다. 원래 노란봉투법에는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만 들어 있었다. 이렇게 노란봉투법의 뿌리나 다름없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중노위, 1·2심 판결을 뒤집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노란봉투법이 뿌리를 잃고 허공에 뜬 것이나 마찬가지다. 입법 당시 “법원 판결을 반영해 명문화한 것”이라고 했던 민주당 논거가 무색해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이미 국회에서 통과된 새 입법이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밀어 붙였던 입법의 문제점을 다시 들여다 보는 계기는 돼야 한다고 본다. 노란봉투법처럼 아무런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 노조와 교섭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법을 가진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기업들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은 하청업체 노조와는 산업 안전 등 주어진 의제만 교섭하도록 하고 임금, 성과급 인상 등 다른 요구가 나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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