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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80㎜ 물폭탄… 잠겼던 곳 또 잠긴다

2026.07.10 04:33

2년간 서울 반복침수 건물 179곳
도림천 있는 영등포구 81곳 집중
정부, 도림천 국내 첫 침수주의보
영주서 1명 실종… 곳곳 도로 파손
극한호우가 삼킨 주차장 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청주 나들목(IC) 공용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이 폭우로 밀려온 빗물과 부유물에 잠겨 있다. 이날 청주에는 시간당 최대 80mm의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하천이 범람해 차량 80여 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차량 침수와 토사 유출, 도로 통제 등 피해가 잇따랐고 KTX와 일반열차 운행도 지연됐다. 독자 권도원 씨 제공
전국 곳곳에서 물 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서울에서 한 번 침수된 건물이 해를 넘겨 또 빗물에 잠기는 패턴이 특정 지역에서 고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건물이 두 번 잠긴 건 재난의 원인을 분석하고 방재 인프라를 확충하는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시 침수흔적도를 지번 단위로 분석한 결과 2022년 8월 폭우 때 잠겼다가 2023∼2025년에 다시 침수된 건물은 총 179곳이었다. 그중 81곳이 영등포구에 집중됐고, 은평구(31곳)와 도봉구(19곳)가 그다음이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같은 건물이 두 번 잠겼다는 건 재난의 원인을 분석하고 방재 인프라를 확충하는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특히 영등포구 81곳의 반복 침수는 모두 도림천을 낀 문래동에서 벌어졌다. 물길이 좁고 얕은데 지대마저 낮아 1990년대부터 침수가 반복되는 것. 하지만 근본 대책으로 꼽히는 빗물 터널은 잦은 공사 유찰과 행정 절차 지연 탓에 완공이 2027년에서 2030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은 “또다시 침수를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도림천 인근에 ‘침수주의보’를 내렸다. 2024년 3월 도시침수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침수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이날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 시간당 최고 80mm의 물 폭탄이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영주시에서는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문경시에서는 하천 수위가 오르면서 주민이 대피했다. 세종시에서 지하차도가 빗물에 잠겨 통제되는 등 침수와 낙석으로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충북 청주시에서는 초중고교 운동장에 물이 차 휴교했다.

이날 폭우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전국 7개 도 23개 시군에서 662명이 일시 대피했다”며 “이 중 339가구 621명에게는 임시 주거시설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180mm의 비가 내린 충남 천안에서는 주택·상가·공장 29곳이 침수되는 등 전국에서 총 256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전역에도 호우 특보가 발효돼 서울시는 오후 1시부터 29개 전체 하천을 통제했다. 비는 10일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에 최대 150mm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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