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김부장, 부성애와 사이다 복수로 4회 만에 시청률 20%
2026.07.09 13:24
소지섭 주연의 에스비에스(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이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새로운 흥행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리엄 니슨 주연 영화 ‘테이큰’을 연상케 하는 부성애 코드와 ‘사이다’ 같은 복수, 단순하고 명쾌한 전개가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준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을 한 ‘김부장’은 회사원 김부장(소지섭)이 하나뿐인 딸 민지(서수민)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복수 액션극으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김부장은 은행 회계팀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도 당해내지 못할 힘과 파괴력을 지닌 전직 특수요원이다. 힘을 숨기고 살아가던 중 딸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딸을 되찾고자 봉인해왔던 힘을 해제한다. 김부장의 절친으로 괴력과 무술 실력을 겸비한 박진철(윤경호), 성한수(최대훈)도 그를 도와 민지를 데려간 일당을 쫓는다.
지난 4일 방송된 ‘김부장’ 4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평균 22.7%, 전국 평균 21.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에스비에스 쪽은 “시청률 20% 돌파 미니시리즈가 나온 것은 약 2년 만”이라며 “‘열혈사제’ ‘스토브리그’ ‘펜트하우스 2’ 등 에스비에스의 다른 흥행작보다 빠른 속도로 흥행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두는 중이다. 9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 집계 기록을 보면, ‘김부장’은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국가별로는 한국, 싱가포르, 타이, 대만, 볼리비아, 페루 등 11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처럼 ‘김부장’ 또한 시원시원하고 타협 없는 ‘사이다’ 응징을 보여주는데, 이런 점이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소 김부장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오직 고등학생 딸 민지를 잘 키우는 데만 집중한다.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도, 상사의 부당한 요구에도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민지가 납치됐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는 소시민에서 특수요원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학교 일진, 조직폭력배, 경찰 등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제압한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현실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참아야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은 참지 않고 발산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실은 드라마처럼 될 수 없기 때문에 당장은 통쾌해도 지나면 더욱 갈증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성애, 계급 격차, 남북 관계, ‘힘숨찐’(힘을 숨긴 ‘찐따’의 줄임말) 등 국내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요소를 다 넣은데다 이를 복잡하지 않게 풀어내는 전개도 흥행 비결로 꼽힌다. 딸을 찾아나서는 김부장의 모습은 부성애 코드를 자극하고, 힘을 숨기고 살지만 사실은 ‘먼치킨’(강력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이었던 주인공은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안긴다. 여기에 북한에서 남한으로 건너온 김부장의 서사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민지를 괴롭힌 빌런이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건설사 대표의 딸이라는 설정을 통해 계급 격차도 소재로 활용한다. 김헌식 중원대 사회문화대 특임교수는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여길 만한 설정에 더해 우리 사회를 한번 반추해볼 수 있는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버무려놨다”며 “그런데도 복잡하지 않다. 딸을 구하는 과정에서 틈틈이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방식을 써서 (전개가) 단순하고 명쾌하다”고 짚었다.
소지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 흥행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헌식 교수는 “소지섭은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나오지 않는 편”이라며 “그만큼 소진되지 않은 배우여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역할을 크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지섭은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 영화 ‘회사원’ 등 그동안의 작품에서 일관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다”며 “그런 소지섭의 캐릭터를 아는 팬들을 티브이 앞에 묶어놓는 일종의 ‘록인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부장’은 총 10부작으로, 6회를 남겨두고 있다. 뜨거운 반응 속에 벌써부터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다음 시즌이 제작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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