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차, 첫 테크 팝업에 그랜저 세웠다…"새 기술의 시작점"
2026.07.09 19:20
마케터 대신 설계 연구원이 설명…초기 설계안까지 공개
하이브리드 신기술 전면 배치…1층부터 3층까지 기술 따라 이동
"DONE. YET. GRANDEUR(해낸다. 거기서 다시 시작한다)."
9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인포멀 스퀘어에 마련된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 벽면에 적힌 문구다. 그 앞에는 1986년형 1세대 그랜저가 서 있었다. 반대편에는 더 뉴 그랜저가 놓였다. 40년의 간격을 한 공간에 밀어 넣은 배치다.
현대차가 기술을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첫 무대에 회사가 세운 것은 신형 전기차가 아니라 40년 헤리티지를 지닌 세단이었다.
현대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그랜저에서 시작됐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출시 이후 현대차가 신기술을 먼저 얹고 그것을 대중화해 온 모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1.6 터보 엔진 기준 국내 최초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현대차 최초 플레오스 커넥트, 현대차 최초 전동식 에어벤트, 현대차 하이브리드 세단 최초 2열 리클라이닝 시트. 신기술 앞에 붙은 '최초'가 이날 여러 차례 반복됐다.
전시장은 더 뉴 그랜저의 기술을 따라 올라가는 구조였다. 1층에서는 하이브리드, 2층에서는 주행 성능과 공력, 3층에서는 실내 경험 기술이 이어졌다. 각 층에서 설명에 나선 것도 마케팅 담당자가 아니라 실제 설계를 맡은 연구원들이었다.
뒷좌석 시트를 젖히는 기능은 단순해 보이지만 하이브리드차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2열 시트 아래에 고전압 배터리가 자리해 시트가 움직이면 간섭이 발생하고 냉각 구조도 다시 짜야 한다.
홍석현 배터리설계2팀 연구원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트 포지션의 변경 없이 시트와 배터리의 간섭을 피하면서 기존 가솔린 모델의 리클라이닝 시트 상품성을 유지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시트 마운팅을 기존보다 37㎜ 앞으로 옮기고 배터리 프레임 높이를 32㎜ 낮췄다. 도어 스커프 방향이던 배터리 냉각 덕트는 트렁크 후방으로 경로를 변경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세단 최초의 2열 리클라이닝·통풍 시트가 이렇게 나왔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엔진에 직결된 P1 모터로 크랭크축이 멈추는 각도를 제어해, 재시동 시 부하 구간을 가장 빠르게 통과할 위치에 엔진을 세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시동 진동을 최대 51%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우태 공력개발팀 책임연구원은 "플랩이 닫혀도 범퍼와의 미세한 틈으로 공기가 새어나가는 한계가 있었다"며 "오버랩 구조의 실링 가이드를 적용해 실링 성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내연기관 모델에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엔진이 상시 구동돼 발열량이 많은 만큼 플랩 개방 시간이 길어져 공력 개선 효과가 상쇄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같은 층에서는 1.6 터보 엔진 기준 국내 최초로 적용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소개됐다. 최고출력 239마력, 최대토크 38.7kgf·m, 복합연비 18.4㎞/ℓ다.
유홍식 전동화 구동설계1팀 연구원은 "기존에는 벨트로 연결된 모터가 발전과 시동을 맡았지만 이번엔 엔진에 직결된 P1 모터가 그 역할을 한다"며 "벨트 마찰 손실이 사라져 동력과 효율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 실물이 나란히 세워져 크기와 작동 원리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최초의 전동식 에어벤트, 17인치 디스플레이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를 탑재한 플레오스 커넥트도 이 층에 자리했다.
팝업스토어는 10일까지 이틀간 운영되며, 9일 오후 6시부터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이 차량 기술을 쉽고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반응을 지켜본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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