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것 같아서"…아이돌 그룹 해체 후 155km 걷는 22살
2026.07.09 17:09
유튜브 개설 후 155km 걷기 브이로그
갑작스런 해체 후 복잡한 심경 고백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광진시티보이'에는 '22살, 아이돌 그만두고 서울에서 제천까지 155km 걷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서 현민은 "2주 전 그룹이 해체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나는 14살 때부터 아이돌 연습생을 시작했다. 아이돌 꿈을 가지고 업계에 뛰어들었고 여러 기획사를 거치며 수많은 좌절과 실패의 시간을 보냈다"고 돌이켰다. 이어 "2023년 '보이즈 플래닛'에 나갔었고, 2024년 8월 아크로 데뷔해 2026년 6월 23일까지 활동했다"고 지난 여정을 담담히 읊조렸다.
도보 여행을 시작하며 그는 "아침밥은 든든히 먹고 출발하겠다. 원래 선크림을 안 바르는데 이번 여행에서 안 바르면 큰일 날 것 같아서 바른다"며 애써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내 짓눌러왔던 속내를 가감 없이 고백했다. 현민은 "솔직히 말하면 좀 무섭다. 차가 무섭고 이상한 사람 만날까 무섭고 이런 게 아니라, 이 여행이 끝나면 뭔가 정말 모든 게 끝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무섭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별다른 이유가 있다기보다 지금 무작정 떠나고 싶고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 아직은 감이 안 잡히고, 얻고 싶은 게 있다면 후련함이다. 최소한의 확인을 받고 싶다. 내가 괜찮게 했다는 걸 어떤 방향으로든"이라고 읊조렸다.
여정 도중 천호에서 만난 한 친구가 "괜찮냐"고 묻자, 현민은 팀의 해체를 흐지부지 묻어두고 싶지 않았던 연예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영상은 팬분들을 향한 나의 예의고 내 마음이다. 그거를 너무 흐지부지 마무리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친구가 "데뷔가 일종의 성취이긴 하지만, 데뷔를 한 다음에 뭘 해야 성공인데 지금 너의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떤 방식으론 실패니까"라고 뼈아픈 직구를 날리자, 현민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현민은 "제 자신을 조금 혹사시켜서 충격요법 같은 느낌으로 깨어나려고 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며 "'보이즈 플래닛' 탈락했을 때도 마지막 기회 같은 느낌으로 나간 거였다. 연습생 연차가 찼고 완전한 비공개 연습생으로만 살다 보니까, 그동안 이런 것을 연습했다 꿈을 꿨다는 것을 아무도 못 알아주는 거다"라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보이즈 플래닛'은 후회 없이 했다. 너무 좋은 경험했고 후회 없이 열심히 했다. 떨어졌을 때 아쉽긴 했지만 후회는 없었다"며 "진짜로 이 일을 그만두려고 했다. 다른 진로를 알아보던 중에 미스틱스토리와 연락이 닿아서 아크로 합류를 하게 됐다"고 데뷔 비화를 전했다.
동료들의 성공을 지켜봐야 했던 심리적 열등감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인터넷을 몇 달간 끊었다.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다. 연습했던 친구들이 너무 큰 무대에서 잘 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질투도 났고 배도 아팠고, 왜 나에게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 거지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냥 저도 많이 어렸고 조급했던 것 같다. 지금은 사람마다 각자의 때는 언제 올지 모르지만 그 때를 잡는 건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 때를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에 12시간씩 야광 팔찌를 차고 홀로 모텔방을 전전하는 고된 도보 여행 속에서도 생각의 깊이는 더해졌다. 마을회관 앞 길가에 앉아 발을 고쳐 매던 그에게 지나가던 트럭 운전사가 말을 건네자, 현민은 "제천까지 도보여행하고 있다. 인생이 답답해서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차에 태워주겠다는 호의를 거절한 그에게 트럭 기사가 "나 같은 사람도 사는데 왜 고달프냐. 조심해서 가라"고 응원을 건네자 현민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아득바득 살다가 인생에 정답은 없고, 잘 나가다 고꾸라질 때도 있는 거고, 고꾸라지면 일어서기도 하는 거고 살다 보면 실패도 하는 거다. 결국 마지막에는 후회 없는 놈이 장땡이니까. 아 좋다"라며 독백했다.
이어 "아저씨에게 인생이 답답하다 말하긴 했지만 누구는 안 그렇겠냐"라며 "난 그냥 지금 8년간 내가 꿈꿔왔던 길의 마지막에 와있다라는 것 때문에 싱숭생숭하고 복잡해서 뭐라도 하고 싶어 떠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살다 보면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그러니까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걸으면서 그 생각을 많이 했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여행 이틀 차 밤, 모텔방에서 짐을 풀던 그는 한층 단단해진 내면을 보여줬다. 현민은 "2일차가 마무리됐다. 내가 그동안 너무 좁게 세상을 보고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다"며 "제 상황이 바뀌진 않을 거다. 대신 제가 바뀔 거다. 이미 사실 바뀌어간다는 걸 느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아이돌 시작했을 때부터 항상 나중에 팬들이 돌이켜봤을 때 '내가 얘를 좋아했던 걸 후회하는 아이돌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라며 "이런 식으로 8년간 꿈꿔왔던 꿈을 마무리하는 건 팬분들도 미련과 후회가 남고, 저도 미련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이 여행을 하게 됐다"고 전하며 다시 '박하사탕'의 철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앞서 지난 6월 23일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아크 공식 SNS를 통해 "당사는 멤버들과 진솔하고 신중한 논의를 거듭한 끝에, 아크의 공식적인 그룹 활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하게 됐다"며 전격 해체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앤디, 최한, 도하, 현민, 지빈, 끼엔, 리오토 등 멤버 7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됐다.
아크는 2024년 8월 데뷔해 '스키드', '뉴 키즈', '어썸' 등을 발표했으나 2년 만에 급작스레 공중분해 되면서 팬들에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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