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첫 유죄 확정 판결…민주화 이후 전직 대통령 5번째(종합)
2026.07.09 17:42
사상 첫 소부 선고 생중계, 윤석열 본인은 불출석
尹측 "재판소원" 불복 시사…특검 "대법 판단 존중"
尹, 민주화 이후 다섯번째 '유죄 확정' 전직 대통령
12·3 비상계엄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에게 선포 1년 7개월여(583일) 만에 내려진 첫 대법원 확정 판결이다. 그는 민주화 이후 유죄가 확정된 다섯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변호인단은 불복하며 재판소원을 시사했다.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 대법관, 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체포방해,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주된 혐의 '유죄'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공수처와 경찰이 집행을 시도한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2024년 12월 3일 밤 국무위원 7명은 부르지 않고, 2명은 미처 도착하지 못할 시점에 소집하는 등 9명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계엄 선포 다음날 강의구 당시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이 만들고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해 마치 합법 절차로 계엄이 선포된 외관을 꾸며냈고, 이를 폐기했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내란 수사를 받는 군 장성들의 비화폰 서버를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했으며, 허위 내용이 담긴 공보물(PG)을 작성해 외신에 배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졌다.
첫 생중계된 소부 선고서 '공수처 수사권' 쟁점 설시
이날 재판은 대법원 소부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선고 장면이 자체 영상을 통해 TV로 생중계된 사례로 기록됐다. 윤 전 대통령은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통상 상고기각 사건은 그 이유를 밝히지 않는데, 재판장인 이흥구 대법관이 이례적으로 공수처에 의한 내란죄 수사권과 수색영장 집행 절차 두 쟁점을 직접 밝혔다.
대법원은 '체포방해' 당시 현직이었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불소추특권(헌법 84조)을 들어 자신을 상대로 진행되던 공수처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수사가 위법하며, 관련 범죄로 인지한 '내란죄' 수사권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대법원은 "대통령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봤다.
불소추특권의 적용을 받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라도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고발장을 접수받거나 증거를 보전하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체포 작전' 당시 박종준 경호처장이 '군사상 비밀이 요구되는 장소'라는 이유로 관저에 대한 영장 집행 승낙을 거부한 점도 위법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형사소송법 110조에 근거해 집행을 승낙하지 않았음에도 공수처 등이 집행을 강행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그 전제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1심 무죄, 2심 유죄로 봤던 쟁점 2개도 유죄 확정돼
1, 2심 판단이 엇갈렸던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 침해 부분과 외신 허위 공보 부분도 2심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앞서 2심은 국무위원 2인에게는 사실상 참석이 불가능한 시점에 소집을 통지한 점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으며, 허위 공보에 대해서는 해외홍보비서관에게 '보도자료 작성·배포에 관한 주의' 의무가 인정되는데 윤 전 대통령이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사후 계엄 선포문을 대통령실 부속실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행사'했다는 점은 1, 2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됐고, 지난해 1월 3일 체포방해 당시 김신 가족경호부장과 공모를 했다는 공소사실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 수사팀장을 지낸 장준호 성남지청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지영, 유승재 검사와 함께 선고기일에 참석했다.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는 최종적 판단을 받아든 공수처도 입장을 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형사사법 절차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촉박하게 심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불복을 시사했다.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대법원 선고 법정에 나서지 않고,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법정에서 변호인 휴대전화로 중계를 봤다.
그를 대리해 유정화 변호사만 대법원에 홀로 출석했다.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 유죄 확정된 전직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다른 4건의 형사 재판에서는 이달 1심 선고를 앞뒀거나 심리를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이날 윤 전 대통령과 '체포방해' 혐의를 공모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간부들도 1심 판결을 받았다.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는 1심에서 징역 5년, 박종훈 전 경호처장은 징역 4년,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징역 2년을 각각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됐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공모 관계가 인정되지 않은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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