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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CJ대한통운, 하청 택배노동자와 단체교섭 의무 없어”···1·2심 판단 뒤집혔다

2026.07.09 13:13

단체교섭 의무 있는 ‘실제 사용자’로 안봐
중노위 등 확대 해석 깨고 기존 판례 유지
“단체교섭 요구 거부, 부당노동행위 아니다”
지난 6월12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노동자 김문형씨가 탑차에 올라타 택배 박스들을 옮기고 있다. 김은송 기자


CJ대한통운이 하청 택배노동자들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가 아니라고 봤다. 앞서 1·2심은 택배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했으나 대법원에서 뒤집힌 것이다. 택배노동자들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퇴행적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9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CJ대한통운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이 하청 택배노동자들의 실제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앞서 하청 택배노동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2020년 3~5월 세차례 걸쳐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노조는 2020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며 구제 신청을 했으나 각하됐다. 그러나 중노위는 2021년 재심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는 CJ대한통운을 하청 택배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 보고, CJ대한통운이 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CJ대한통운은 중노위의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 법원은 중노위의 판단이 옳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사업주로서의 권한 및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근로조건 등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도 사용자에 포함된다고 봤다. 단체교섭 사항에서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만을 사용자로 정의한 기존 대법원 판례보다 사용자의 기준을 확대한 것이다. 법원은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등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CJ대한통운이 사용자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의 사용자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면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자’라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과 택배노동자 사이에 “명시적·묵시적은 근로계약 관례를 인정할 수 없다”라며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시행된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담긴 확장된 사용자 개념을 이번 사건에도 적용하지는 않았다. 개정안에는 소급 적용한다는 별도의 경과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법원은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기존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추가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넓힌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5월 HD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 노동자의 단체교섭 청구에 응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할 때도 노란봉투법을 소급 적용하지 않은 바 있다.

택배노조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노조는 보도자료를 내고 “수십년 간 자행된 불의를 합법화한 부당한 대법원 판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퇴행적 대법원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대법원은 그간 원청이 외주화와 간접고용을 통해 모든 이익을 향유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지 않아 왔던 지난 수십년 간의 행태에 대해, 그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면죄부를 줬다”라며 “이번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자신들이 원청 대기업들의 편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판결은 이미 노동법이 개정되고 모든 민간 택배사들이 원청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별 의미가 없는 일”이라며 “그러나 이번 판결을 통해 노조법 2·3조 개정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택배노동자들의 투쟁과 CJ대한통운 원청 사용자성 (인정한) 1·2심 판결을 부정하고 훼손하려 시도하는 치졸한 몽니를 부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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