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 남편 동의없이 전세대출 연장 안된다고요?" 두 번 우는 실수요자
2026.07.09 07:56
이혼 소송 중 배우자 비협조로 전세대출 연장 불가
보증기관도 은행도 별도 규정 없어 '난감'
예외 심사 제도 필요 지적
#. A씨는 오는 17일 전세대출 만기를 앞두고 전세대출 연장에 나섰다가 무주택자 조회 절차에 가로막혔다. 지난해 10·15 대출규제 이후 전세대출은 사실상 무주택자에게만 가능한데, A씨와 이혼 소송 중인 배우자 B씨가 무주택자인지 조회하는 절차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신용점수와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배우자의 비협조로 전세대출 연장에 실패할 경우 개인신용점수 및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 주거권도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파이낸셜뉴스] 10·15 유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조치로 차주들이 신규 전세대출을 받거나 연장할 때 무주택자 여부를 조회하는 절차가 이혼 소송 중인 실수요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 은행들은 이혼 소송 중인 부부는 '가족'으로 법원에서 이혼 최종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부부 모두 무주택자임을 확인받아야 전세대출을 연장하거나 신규로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씨와 같이 이혼 소송 중인 배우자들이 일방적으로 무주택자 조회 절차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데도 예외규정 등을 적용받을 수 없어 '제도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A씨와 같이 이혼 소송 중인 무주택자 전세대출 차주의 경우 배우자의 협조 없이는 전세대출 연장이나 신규 전세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 지난해 10·15 대출규제로 사실상 규제지역 유쥬택자 전세대출이 제한되면서 은행들은 규제지역 내에서 신규 전세대출 혹은 전세대출 연장 승인을 위해서 차주와 법적 배우자의 무주택자 여부를 조회하고 있다.
문제는 이혼 소송 중인 차주는 법적 배우자가 무주택자 조회 절차에 일부러 응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막막한 A씨는 최근 국민신문고에 올린 글에서 "이혼소송 진행 사실, 장기간 별거 사실 등은 법원 서류와 주민등록정보 등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확인 절차나 예외심사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배우자의 협조 여부에 따라 국민 주거권과 금융거래가 좌우될 수 있고 중대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예외 심사 제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씨에게 2년 전 전세대출을 내준 한 시중은행은 "이혼 소송은 무주택자 조회 절차의 예외사유가 될 수 없다"고 법적으로 가족인 B씨가 무주택자인지 확인한 이후 전세대출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무주택자에 대한 기준을 보증기관에서 마련하는데 은행들이 이를 임의로 해석할 수 없다"면서 "안타깝지만 가족 내에서 해결할 일이지 은행원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영업점에서 간혹 볼 수 있던 안타까운 사례"라면서 "전세대출 제도는 개인이 아니라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은행원이 별도 규정이 없는데 도와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 전세대출 보증서를 발급하는 SGI서울보증, 서울보증보험, 주택금융공사 등의 업무지침을 확인해본 결과 이혼 소송 중인 케이스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보증기관 관계자는 "이혼 소송 중인 케이스에 대해 별도 매뉴얼이나 FAQ가 없다"면서 "이런 개별적인 상황이 많아서 하나하나 열거하거나 재량적으로 검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A씨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임대인은 빠른 시일 내 세입자를 구할 수 없어 전세대출 보증금을 이른 시일 내에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A씨 배우자가 무주택자 조회 절차에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A씨는 전세대출을 연장할 수도 없고 전세 보증금을 당장 마련할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전세대출 계약자는 제 단독 명의고, 2024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저 혼자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전세대출 원리금도 적전으로 상환하고 있다"면서 "이혼 소송 중인 상황에서 배우자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배우자의 비협조와 관련 법령, 제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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