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에 내 계좌 다 녹았다”… 삼전닉스 2배 노린 투자자들 ‘비명’
2026.07.09 08:37
‘음의 복리’ 덫 걸린 개미들
급등락장에 열흘새 자산 3조 증발
급등락장에 열흘새 자산 3조 증발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은 모두 종가 기준 2만원을 밑돌았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7종 주가는 1만4600~1만6100원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7종 주가는 1만5900~1만9600원대로 모두 상장가(2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00만원 레버리지 ETF를 사면 시장에선 200만원을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운용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가격이 올랐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경우 투자금이 녹아내리는 ’음의 복리‘ 효과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지수가 20% 하락 후 다시 20% 상승 시, 일반 상품(1배)은 100→80→96으로 4%의 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레버리지 상품(2배)은 100→60→84로 16% 손실이 발생한다. 시장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수록 자산이 점차 줄어드는 이 현상을 ‘음의 복리 효과’라고 한다.
특히,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장기 보유할수록 원금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기초자산이 상승만 할 때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변동성이 심한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에선 일일 리밸런싱이 반복되면서 수익률이 깎이는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가 발생한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레버리지 ETF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등락 진폭이 커지면 변동성 드래그가 발생한다”며 “현재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레버리지 ETF 장기 보유에 따른 가치 훼손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6일 기준 14조9126억원으로, 지난달 25일 17조5994만원 대비 15.3% 감소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자산총액은 정점 대비 3조원 가까이 줄어들며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KODEX와TIGER 기준 순유입액은 점진적으로 늘고 있지만, 평가차익은 삼성전자는 약 4000억원, SK하이닉스는 약 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코스피 카지노” 비판…상장폐지론까지 부상
정치권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부작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정부가 사실상 ‘코스피 카지노’를 만들었다”며 상품 도입 경위와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6일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정책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하루에 수조원씩 기업의 가치와 국민의 재산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증시 정상화를 위해 상장폐지를 포함한 강력한 교정 방안이 필요하다”며 상장폐지를 촉구했다.
금융당국 뒤늦은 대응…ETF 규제·투자자 보호 대책 고심
금융당국도 후속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며 제도 도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금융회사에 레버리지 투자 위험성 안내 강화와 빚투 유도 영업 관행 방지를 주문했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레버리지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많이 갖고 있다는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며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10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ETF 시장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을 넘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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