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파크골프’ 뛰어든 지방정부…수백억 세금 베팅 ‘기이한 열풍’ [권준영의 머니볼]
2026.07.09 04:41
수십억~수백억원 투자 잇따라…“지역경제 활성화” vs “검증 없는 확장”
‘파크골프의 습격’은 이제 지방재정으로 번지고 있다. 은퇴 세대의 생활체육으로 여겨졌던 파크골프는 어느새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투자사업으로 떠올랐다. 전국 곳곳에서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들여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전국대회를 유치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릴 신성장 산업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투자 대비 효과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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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
이 같은 열풍 속에 지방정부들의 투자 경쟁도 갈수록 과열되는 양상이다. 전북도는 총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전국 최대 규모인 180홀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축구장 30여 개 규모의 시설을 기반으로 전국 단위 대회와 스포츠 관광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특정 생활체육 종목에 막대한 지방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부지 조성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와 함께 시설 공급이 수요 증가 속도를 앞지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남 거제시다. 민선 8기 공약으로 2035년까지 권역별 파크골프장 조성에 총 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별도로 능포동 일원에는 사업비 118억원을 들여 27홀 이상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투자는 특정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창원시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파크골프장 500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진해구 장천동에 사업비 4억7000만원을 들여 9홀 규모의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을 조성했다. 일반 이용시설을 넘어 장애인 체육 인프라로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경남 거창군도 올해 36억원을 들여 전 읍·면에 8개소·7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다. 사업비는 도비 5억7700만원과 군비 30억2300만원으로 구성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성과지표에 '전 읍·면 파크골프장 이용률'까지 반영했다는 점이다. 파크골프장 조성이 지방정부의 핵심 행정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안산시는 4억1800만원을 들여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추진했고, 과천시는 올해 추경을 통해 5억9000만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파크골프는 생활체육을 넘어 지방정부의 핵심 투자 사업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에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빠른 고령화와 은퇴 인구 증가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상당수 파크골프장은 무료이거나 수천원의 이용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한 경기 시간이 1~2시간 정도에 불과해 고령층은 물론 가족 단위 이용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산업과의 연계도 강화되는 추세다. 지방정부들은 전국대회를 유치하면 선수와 가족, 동호인들이 지역에서 숙박과 외식, 관광을 함께 즐기는 ‘체류형 스포츠 관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여기에 지역 축제까지 연계해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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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조성 이후에도 유지관리비 부담은 계속된다. 잔디 관리와 배수시설 정비, 운영 인력 등 해마다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지방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파크골프장을 얼마나 많이 만드는지가 아니다. 투입한 세금이 실제 지역경제를 얼마나 움직였는지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스포츠 열풍은 언제든 식을 수 있지만 한 번 조성한 시설과 유지관리비는 지방재정에 오래 남는다. 지방정부의 투자는 코스 숫자가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는다. 파크골프의 진짜 승부도 결국 그 세금이 얼마나 지역을 살렸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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