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父 집서 ‘케이블 타이’ 발견… 유가족 “누가 경찰 믿겠나”
2026.07.09 00:03
증거인멸 혐의 경찰 수사팀장 구속
정성호 “검찰 단계서 11개 사항 보완”
여고생 살인 혐의를 받는 장윤기(23)의 차량에서 범행 직후 발견됐다가 사라진 ‘케이블 타이’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 집에서 발견됐다. 검찰이 경찰 수사팀과 장윤기 아버지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보했다. 경찰 수사팀을 이끌었던 박모 경감은 8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이 경찰 가족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장윤기에게 살해된 이채원양의 유가족은 “어느 국민이 경찰을 믿고 살 수 있겠느냐”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장윤기 사건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전담수사팀은 장윤기 아버지 장모 경감의 집을 전날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 타이를 확보했다. 검찰이 압수한 케이블 타이는 약 50㎝ 길이의 검은색 공업용 타이였다. 구매 당시 포장 상태 그대로 보관 중이었으며 장윤기 차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장 경감은 “별생각 없이 (케이블 타이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윤기가 성범죄 목적으로 여성을 납치·결박하려고 케이블 타이를 산 것으로 본다. 케이블 타이가 강간살인 혐의를 뒷받침할 핵심 물증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장윤기는 범행 이후 처음으로 반성문을 작성해 광주지법에 전날 제출했지만 강간살인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법 최윤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박 경감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박 경감은 수사 초기 장윤기 차량에서 케이블 타이를 발견한 뒤 압수하지 않고 차량 채증 영상을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특별수사팀은 일부 수사팀원으로부터 “(박 경감이) 케이블 타이는 그대로 (차량에) 놔두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박 경감 측 변호인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박 경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수사 미진이나 부실 수사로 (박 경감을) 징계할 수는 있어도 증거인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양의 유가족과 이양 추모 단체는 광주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양 어머니는 “피눈물을 흘리며 딸의 이름과 얼굴까지 세상에 공개했다”며 “가해자에게 반드시 사형이 내려질 수 있도록 법이 바뀌는 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채원이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이라 믿었던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니라 살인마의 편이었다”면서 울먹였다.
이양 어머니는 “경찰에게 묻고 싶다. 만약 채원이가 본인들 딸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수사했겠느냐”고 말했다.
경찰의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찰 단계에서 (이번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검찰에서 보완했던 사항이 11개나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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