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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함 건조 역량 타진한 미국… MASGA 닻 내릴 기회 삼아야

2026.07.09 01:21

전투함·급유함 가격과 조건 등 파악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 거울 삼아
정부와 기업, 혼연일체로 대응해야
차세대 호위함 충남함. 방위사업청 제공

미국 정부와 해군이 각각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정보 요청(RFI)을 국내 조선사들에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RFI는 미 정부가 계획 수립을 목적으로 가격이나 인도 조건, 관련 시장 정보 등을 파악하고자 할 때 밟는 절차다. 이와 관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군용 선박 건조에 대한 후속 협의를 했다. 향후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등을 통해 함정 수주가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외교력과 기술력을 총동원해 이번 함정 수주전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투함 정보 요청에 대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각각 자사의 건조 실적과 설계 인력·역량, 연간 건조 가능 규모 등을 미 정부에 전달했다. 미 해군의 중형급 급유함 정보 요청에 대해서는 두 회사와 삼성중공업까지 3개사가 회신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나토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하며 이에 화답했다. 조만간 입찰 제안요청을 통해 협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지난해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2054년까지 30년간 총 364척, 연평균 12척의 신규 함정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미 해군이 신규 함정 조달을 위해 2054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연평균 300억 달러(약 45조원)로 추산된다. 미국의 RFI 소식은 우리나라가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직후 전해졌다. 잠수함 수주를 따낸 독일은 나토 핵심 회원국으로서 안보·경제 협력 관계를 강조했고, 캐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독일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방산 수주전에서는 이처럼 기술력과 계약 조건 못지 않게 동맹국 관계 등 지정학적 요인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함정 수주전에서는 지정학적 요인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중국 해군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 중인 미 해군에게 우방국이자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는 더없이 훌륭한 파트너다. 문제는 미국 함정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고 있는 규제다. 기술력 못지 않게 정부의 외교력이 중요한 대목이다. 해외 순방중인 이 대통령은 ‘한-나토 조달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화하는 등 연일 K방산 세일즈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미국 함정 수주전과 한-나토 방위산업 협력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로 뭉친 ‘방산 원팀’이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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