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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만 더한 실사판 '모아나'…원작 뒤집기 전략 뒤집은 디즈니

2026.07.08 20:31

태평양 작은 섬 소녀 ‘운명과 싸우는’ 항해
3만2000 대 1 뚫은 폴리네시아계 주인공
마우이 역 존슨에 줄거리·음악 등 그대로


영화 <모아나>에서 ‘모아나’ 역을 맡은 캐서린 라가아이아와 반인반신 영웅 ‘마우이’ 역을 밭은 드웨인 존슨. 실사판 <모아나>는 광활한 바다 풍경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냈다(왼쪽 사진부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실사영화 <모아나>는 원작의 완성도를 재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8일 개봉한 이 영화는 2016년 공개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 그대로 실사화했다. 태평양의 작은 섬 모투누이에서 살아가는 소녀 모아나가 섬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나서고, 반인반신 영웅 마우이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줄거리부터 주요 대사와 음악, 이야기의 흐름까지 원작의 틀을 충실히 따른다.

캐스팅 역시 원작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다. 3만2000여명의 오디션 참가자 가운데 모아나 역으로 발탁된 신인 캐서린 라가아이아는 폴리네시아 계통이다. 그의 외모뿐 아니라 당찬 눈빛과 에너지는 모아나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진다. 마우이는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드웨인 존슨이 다시 연기했다. 특유의 유머와 호탕한 매력은 실사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원작에서 모아나의 목소리를 맡았던 아울리이 크러발리오가 이번에는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점도 원작의 결을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는 최근 디즈니 실사영화들의 흐름과는 다소 다른 선택이다. <백설공주>(2025)와 <인어공주>(2023)가 시대적 감수성에 맞춰 캐릭터와 서사를 손보며 원작과의 차이를 둘러싼 논쟁을 낳았다면 <모아나>는 그럴 필요가 크지 않았다. 애초에 러브라인은 물론 ‘공주’라는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모아나는 족장의 후계자로서 금기를 넘어 바다를 향해 나서는 항해사이자, 공동체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인물이다. 덕분에 이번 실사화는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기보다 현실의 생동감을 더하는 데 집중했다.

실사화의 가장 큰 매력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거대한 파도, 울창한 숲과 섬의 풍경을 애니메이션보다 한층 현실적인 감각으로 구현한 점에 있다. 모아나가 바다를 가르며 항해하는 장면이나 폭풍우를 헤쳐 나가는 순간들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반면 ‘푸아’와 ‘헤이헤이’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익살스러운 움직임을 유지해 실사 화면에서도 이질감 없이 웃음을 더한다.

영화는 폴리네시아 문화를 재현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영화 속 모투누이섬은 하와이와 타히티 등을 포함한 태평양 폴리네시아 문화권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현지 문화 자문을 거쳐 의상과 미술, 안무 등 주요 분야에 폴리네시아 전문가들을 참여시켰다. 해변 장면은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촬영했고, 모투누이 마을은 대형 세트장에서 구현했다. 토머스 카일 감독은 “디즈니가 해석한 섬이 아니라 실제 그곳의 삶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작을 충실히 옮겨오는 데 집중한 만큼 새로운 해석이나 놀라움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모아나>는 익숙한 이야기를 현실 풍경과 배우의 연기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카일 감독은 “살아 있는 배우들이 직접 노래하고 연기하는 경험은 애니메이션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실사의 매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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