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공모, 초과 청약”…가격 프리미엄 전망
2026.07.08 11:17
3개 대형 투자사 70억弗 매수 의향
접근성 개선…본주比 프리미엄 전망10일 나스닥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에 해외 기관투자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미국 투자자 접근성이 개선되는 데다 국내 보통주와 ADR 간 전환 제약까지 맞물릴 경우 상장 이후 미국 ADR이 국내 주식보다 프리미엄에 거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 ADR이 최종 발행가격 확정을 앞두고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몇배(multiple times)’ 초과 청약됐다고 보도했다. 최종 발행가격은 뉴욕시간 기준 9일 오후 확정된다.
이번 ADR 수요예측에는 대형 기관투자자와 기술주 전문 투자자들의 수요가 초기부터 강하게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기관투자자 약 1000곳이 참여했다.
블룸버그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 베일리 기포드, 코튜매니지먼트 등 대형 투자사 3곳이 이번 수요예측 과정에서 최대 70억달러를 매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상태라고 전했다.
수요가 몰린 배경에는 미국 투자자가 한국 메모리 반도체주에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이 자리한다. 투자회사 화이트오크 캐피털의 노리 치우 투자 담당 이사는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주식, 특히 메모리 반도체 종목은 상대적으로 희소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남아 있다”며 “이 같은 희소가치가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UBS그룹도 SK하이닉스 ADR의 프리미엄 가능성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7일(현지시간) UBS 세일즈·트레이딩 데스크가 고객 노트에서 SK하이닉스 ADR을 매수하고 한국 상장 주식은 매도하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새로 발행되는 ADR이 보유·운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고 저렴해 헤지펀드 등에 국내 보통주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UBS는 고객 노트에서 “첫날부터 예탁증서를 매수하고 국내 라인을 공매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라며 “리스크에 노출되는 달러 규모가 매우 제한적인 만큼 확장성이 뛰어나 디스카운트로 거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UBS는 한국 상장주를 투자 유니버스에 두지 않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도 ADR을 통해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프리미엄 요인으로 봤다.
UBS는 “미국 증권사들이 해외 개인투자자에게 한국 주식 접근권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일부 있었지만, 이는 최근 일”이라며 “SK하이닉스에 대한 글로벌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은 여전히 낮아 ADR이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한국 주식과 ADR 간 전환 가능 여부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ADR 보유자는 이를 취소하고 이에 상응하는 한국 상장주를 받을 수 있지만, 나중에 보통주를 ADR로 전환하려면 한국 당국의 승인 등이 필요할 수 있어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다만 상장 전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진 점은 변수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 17% 하락했고, SEC 서류에 기준가로 명시된 ADR 환산 기준가인 24만2500원 대비로도 약 9% 낮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290억달러로 예상됐던 ADR 상장 규모도 280억달러 안팎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변동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둔화 우려와 맞물려 있다. 지난 1일 메타플랫폼이 남는 인공지능(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임대하는 클라우드 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은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단기적으로 과잉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졌다.
이는 HBM 수요 증가세가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해석을 낳았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틀간 10% 넘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주가에 연동된 130억달러 규모의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당 ETF가 일일 목표 배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기계적 매매를 유발해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ADR 수요예측 흥행에도 상장 직후에는 국내 보통주 환산가격 대비 ADR의 프리미엄 수준, 본주와 ADR 간 전환 가능성, 반도체주 변동성이 초기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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