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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 다리 마비' 보호외국인 외부 진료 40일 지연 논란... "인권침해"

2026.07.08 14:06

보호외국인측, '보호소에 통증 호소했으나 진통제만 처방' 주장... 보호소 "사실과 달라, 현재 걷기 가능"
 경기 화성시 화성 외국인보호소 내 보호외국인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로 쓰러져 있다. 이 보호외국인은 지난 1월부터 이곳에 구금 상태로 두 다리 마비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 제보자 제공

법무부 산하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반 년째 구금 중인 보호 외국인 A(30)씨가 원인 불명으로 쓰러져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뒤에도 40일 넘게 제대로 된 외부 진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호소측은 "외부 진료 금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보호외국인 A씨는 5월 23일 구금실에서 갑자기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를 느끼고 의식을 잃어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날 실시한 MRI 검사에서 뇌의 심각한 질환은 특정되지 않았으나, 보호소로 돌아온 뒤 A씨는 두 다리로 일어서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고 증언했다.

A씨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실신했고 두통과 구토, 팔다리 통증을 겪고 있다. 그와 같은 방을 쓰는 다른 보호외국인은 기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병원에 가기 전날까지 우리와 함께 축구를 했던 사람이 지금까지 다시 걷지 못한다. 화장실에 가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6월 21일 화성 외국인보호소 방문 모임 단체 '마중'에 보낸 편지에서 보호소 내에서는 진통제만 처방해준다며 "나는 이곳에서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와 수차례 면회하고 전화를 주고 받는 '마중' 시민활동가 B씨에 따르면 A씨가 쓰던 목발마저 '(넘어지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6월 23일 회수된 상태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쓰러진 직후인 5월 24일부터 보호소측에 다리 검사를 위한 외부 진료를 거듭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누군가 쓰러져 응급실에 다녀온 뒤 걷지 못한다고 호소하는데, 의료 서비스 자체를 막고 있다"며 "구금 해제도 해주지 않으면서 외부 진료도 못 가게 막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A씨측은 '보호소가 응급실 진료비를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단서를 내주지 않고 외부 진료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6월 23일 인권위에 외부 진료를 받게 해달라는 진정을 냈고, 공교롭게도 인권위가 조사에 착수한 날(6월 24일) 진단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상현 변호사(공익법단체 두루)는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넬슨 만델라 규칙) 제24조는 피구금자가 법적 신분으로 차별받지 않고 필요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며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비용 지불 능력을 이유로 피구금자의 치료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고문 또는 잔혹하거나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우'로 판단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보호소 내부 의사가 할 수 있는 진료는 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외부 진료는 피구금자의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것"이라며 "사실관계에 따라 직무유기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취재 시작되자 외부 진료 보낸 보호소... "스스로 걷기 가능한 상태"

 경기 화성시 화성 외국인보호소 내 보호외국인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로 쓰러져 있다. 이 보호외국인은 지난 1월부터 이곳에 구금 상태로 두 다리 마비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 제보자 제공

보호소는 <오마이뉴스>에 지난 6일 "(A씨는) 입소 이후 총 65회(소내 60회, 외부 5회) 진료를 실시했으며 외부 진료를 금지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해당 외국인이 6월 24일 최초로 진단서 교부를 요청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본인 스스로 걷기가 가능한 상태로 타인의 도움없이 보호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향후에도 해당 외국인의 건강 상태 및 경과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동시에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외부 진료를 실시하는 등 보호외국인의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씨는 A씨가 <오마이뉴스> 취재가 시작된 지난 2일에서야 다리 증상과 관련한 외부 진료를 다녀왔다고 전했다. 그는 "(A씨와)즉각적인 소통이 불가능해서 보호소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적어도 3일까지 제대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는 그대로였다"라며 "외부 진료를 다녀와서 3일에 쓴 진술서에도 동일하게 '다리를 움직이지 못했다'고 나와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화성 외국인보호소는 내측 반달 연골이 찢어져 수술이 필요한 한 보호 외국인을 "별다른 대책 없이 구금 중"(인권위 결정문)이었다. 이에 인권위는 주무부처인 법무부 장관에게 해당 외국인이 외부 병원에서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각에선 인권위의 권고에도 현장에선 여전히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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