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일까, 사이버레커 철퇴일까...개정 정보통신망법 둘러싼 논란
2026.07.08 16:01
|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로고 |
| ⓒ 연합뉴스 |
사이버레커의 조직적 허위정보 유포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언론계에선 '윤석열 입틀막 재현'을 우려하면서 반발하고 있고, 사이버레커 등의 허위정보와 비방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은 오히려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7일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허위정보 유포 당사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포하는 언론과 유튜버 등에 대해선 정부가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고, 허위정보로 입은 피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리도록 규정했다. 이번 개정안에선 법 적용 대상을 언론을 비롯해 유튜버(직전 3개월 동안 게시한 콘텐츠 월평균 조회수가 10만 회 이상,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인 경우)에도 적용하기로 한 것이 특징이다.
허위조작정보 처벌 강화하겠다는데... 언론계는 왜 반대할까?
개정안과 관련해 언론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권력자가 언론 비판을 자의적으로 찍어 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어떠한 법률도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법의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집행 과정에서 언론과 시민의 자유로운 비판과 감시 기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보도에 대해 공익적 비판과 감시를 보호하는 특칙이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언론사가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와 법적 분쟁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위축효과는 불가피하다"면서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은 헌법적 기본권과 민주주의 바탕 아래 이루어져야 하며, 과도한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계의 이런 반발에는 '윤석열 언론 입틀막'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내란을 일으켜 감옥에 있는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고, 언론사 압수수색과 수사, 방송사 법정 제재 등이 이어졌다. 당시 검찰과 경찰을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 등 모든 정부기관이 총동원돼 정권 비판 언론들을 억압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언론계의 이같은 반발은 권력자의 자의적 언론 탄압에 대한 방지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허위정보 유포자에 과징금 50억을 주장하는 사람들, 그들이 강경론자가 된 이유는?
| ▲ '김수현 명예훼손 혐의' 가세연 김세의 구속영장심사 배우 김수현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5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하지만 온라인에서 타인을 비방·비난하는 콘텐츠로 수익을 얻고, 심지어 허위사실 유포도 서슴지 않는 무리, 일명 '사이버레커'의 허위정보 유포와 비방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사의신'으로 잘 알려진 은현장 장신컴퍼니글로벌 대표의 경우, 이번 법안에 대해 "이 정도로는 사이버레커들이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강경론자'다. 은 대표 역시 과거 김세의씨 등 이른바 사이버레커로 불리는 세력들의 조직적 비방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내려면 최소 3년은 걸린다, 그 사이에 일반 사람들은 죽는다, 그때까지 버틸 수가 있겠나"라면서 "과징금이 50억 원이상은 돼야 예방이 가능하다, 이 정도는 돼야 무서워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이버레커들의 허위조작정보 유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이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실질적인 예방책이 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이번 개정안에 우려 목소리를 낸 기자협회도 "허위조작정보의 확산을 막고 온라인 공간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입법 취지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개정안이 법 체계를 교묘히 악용해 허위정보 유포를 하면서 돈벌이를 일삼는 사이버레커를 징벌하기 위한 목적임을 명확하게 알리는 동시에,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받는 조항들에 대해서 세부적인 기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법 체계를 악용해 혐오비즈니스를 하면서 돈벌이를 하는 사이버레커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었고,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그런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법안"이라면서 "다만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디테일이 약하다고 봤다, 허위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민간기구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나 설명도 없다"라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정책이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수용성 측면도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제대로 된 기준이나 설명이 없다보니 입틀막 등의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사이버레커의 혐오비즈니스를 막기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입틀막법'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항의하기 위한 검은 마스크 퍼포먼스를 회의 개의에 앞서 진행했다. |
| ⓒ 남소연 |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오마이뉴스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