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딜러·화물차 기사까지…더 확산된 플랫폼 노동, 보호망은?
2026.07.08 19:48
중고차 매물을 확보해 고객에게 되파는 중고차 딜러 임현우(46)씨는 지난해 7월 온라인 중고차 경매 플랫폼 ‘헤이딜러’에서 돌연 서비스 접근을 차단당했다. 중고차 매물을 확보할 때 온라인 경매 플랫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해고 통지’나 다름없었다. 정확한 이유는 듣지 못했지만, 임씨는 헤이딜러에 항의했던 일이 문득 떠올랐다. ‘완전 무사고’라는 플랫폼 평가를 믿고 경매에서 높은 가격으로 사들인 차량을 받고 보니, 사고 이력이 있었던 것. 항의 뒤에 받은 보상금은 턱없는 수준이었고, 수리해 되판다고 해도 남는 게 없다고 판단한 임씨는 반품을 요구했다. 유사한 상황이 한 달 뒤에도 반복됐다. 임씨는 8일 “반복된 항의로 차단당한 것 같다”며 “이건 생계를 끊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흔히 배달 라이더만 떠올리게 되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노동 영역이 전방위로 넓어지는 추세다. 임씨같은 중고차 딜러는 물론, 교육, 가사·돌봄, 디자인 등 창작활동 분야까지 플랫폼을 거치지 않으면 일감을 구하기 힘든 업종이 날로 늘고 있다. 플랫폼의 지배력이 커질수록 노동의 종속성도 심화하지만, 이들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법과 제도적 안전망은 여전히 미비하다.
임씨가 몸담은 중고차 업계의 경우 차량 매입은 ‘헤이딜러’, 판매는 ‘엔카’를 통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헤이딜러에서 차량을 사들인 뒤 엔카에 광고를 올려 판매하는 구조가 업계에 자리 잡았다”며 “종속성이 커지면서 플랫폼 갑질도 발생하지만, 플랫폼 이용이 생존권과 직결되니 부당한 일을 겪어도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화물 운송 업계에서도 고정 거래처가 아닌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맨’을 통해 그날그날 일감을 구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알선업체가 화주로부터 받은 주문을 플랫폼에 띄우면 화물기사들이 ‘콜’을 잡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화물 노동자들은 화주가 제시한 최초 운임과 중간업체가 떼어가는 수수료율을 전혀 모른 채 일감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내몰린다. 화물 노동자 홍아무개(62)씨는 “화물기사끼리 생존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지만, 플랫폼은 중개만 할 뿐이라며 (책임 발생시) 손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 “플랫폼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사일수록 저운임과 과적 요구 등에 더 취약한 상황”이라며 “플랫폼 노동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소 운임 보장과 거래 과정의 투명성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법 제도가 급변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고 플랫폼의 책임을 구체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주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플랫폼에 종속된 입점업체나 개인사업자들은 프리랜서로 분류돼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기존 공정거래법 역시 오프라인 시장을 전제로 설계돼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를 충분히 규율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그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플랫폼과 마주 앉아 거래 조건 등을 놓고 협상할 수 있도록 단체 협상권을 보장하고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 공정화법’ 등을 도입해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과 의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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