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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배달 라이더도 플랫폼 근로자, 위탁계약 해지는 부당해고"

2026.07.08 11:52

[이투데이/박꽃 기자]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네 번째 회의를 열고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특수고용직, 플랫폼노동자 등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 논의를 이어간 9일 서울의 한 도로에서 배달라이더가 대기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배달 라이더도 배달앱 플랫폼의 근로자인 만큼 위탁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을 제기한 배달이 라이더 A씨의 1심 패소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으로, 재판부는 “플랫폼 노동자에 적합한 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근로기준법을 탄력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38-1민사부(이지영 재판장)는 지난 3일 배달라이더 A씨가 배달앱 플랫폼을 운영하는 B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에 관한 소송 항소심에서 1심 결정을 뒤집고 “A씨의 해고는 무효”라며 원고 일부 승소 결정했다.

재판부는 B사가 A씨에게 밀린 임금 19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A씨가 해고된 2022년 6월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9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A씨가 받게될 돈은 약 1억6000만원이다.

A씨는 2021년 5월 배달앱을 운영하는 B사와 '배송대행 업무위탁 계약' 맺고 배달 일을 시작했다. B사는 근로복지공단에 A씨를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신고했다.

그러나 B사는 약 반년 뒤인 2021년 12월 A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회사가 대여한 배달조끼와 오토바이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A씨가 이에 해고를 '명칭만 위탁계약이었을 뿐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 관계였다'며 해고무효, 밀린 임금 지급 등을 주장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A씨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B사가 운영하는 이 사건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배달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사의 사업 구조로 보면 라이더가 가맹점이나 이용자와 직접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오직 앱을 통해서만 접촉 가능하다고 봤다.

특히 B사가 라이더를 관리하는 인력을 고용하고 콜 배차와 관련해서 ‘상단 주문부터 순차 배차해라’, ‘(지침과 다르게 배차할 경우) 관제에서 보고 배차 취소한다’, ‘중복날인 오늘 배달 업무 폭주 예상되니 빠른 출근 서둘러달라’는 등 라이더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내린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B사가 ‘문신노출 금지’, ‘반바지 및 슬리퍼 금지’ 등 A씨를 포함한 라이더의 옷차림을 관리한 점, 고객 요청사항을 정확히 확인하라는 등 주의사항 공지를 다수 내린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플랫폼 노동 종사자의 보호’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소정근로시간의 정함 없이 앱에 스스로 접속하는 동안에만 근로를 제공하고, 라이더로서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그 관계에서 이탈하는 것도 쉬우며, 근무시간 외에 겸업이 가능한 등 종래 근로기준법이 상정한 전형적인 근로자 즉 정해진 근무장소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사용자를 위해 종속적인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에 비해 상당히 완화된 형태로 피고 회사에게 노무를 제공한 점은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앱에 접속해 근무를 하는 동안 보수를 목적으로 B사의 지휘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다고 판단되는 이상은 A씨 역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의 개별 규정 중 A씨와 B사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이를 적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규정이 있고 종국적으로는 A씨와 같은 플랫폼노동자의 노무제공 관계에 더 부합하는 별도의 입법이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더라도, 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만연히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것보다는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개별 사안에서 근로기준법 규정의 탄력적인 해석을 통해 근로 관계를 실질에 맞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갈음했다.

[이투데이/박꽃 기자(pgo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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