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장윤기父-경찰 유착의혹에 "충격적…방지 시스템 필요"
2026.07.08 19:59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광주 고교생 살해범 장윤기의 부친인 현직 경찰관과 해당 사건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이 다시 불거진 데 대해서는 "정부 입장은 폐지"라고 재확인하며 다만 "폐지했을 때의 우려사항을 보완해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범죄자의 가족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과 내통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매우 충격적"이라며 "일부 소위 토착화된 경찰들에 이런 일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어떤 통제 장치도 없다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이번 사건처럼 경찰이 피의자 측과 내통하거나 증거를 폐기하는 유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방지하거나 문제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에 "당연히 필요하다"고 공감을 표하며 "경찰에서도 자체 감찰을 엄중히 하면서 관련 대책을 세우겠다고 하고 있는데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수사-기소 분리 문제와 관련 "개혁 과정에서도 어떤 수사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 안 되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경찰 수사 문제점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 실효성을 강화하고 취약한 상황에 피해자들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한 대책을 묻는 김 의원의 질의에 "형사소송법 논의과정에 법무부에서 적절한 의견을 게진하겠다"며 "수사-기소 분리의 대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 원칙은 지켜져야 되겠지만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 통제 또는 수사에 대한 교차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과 관련해서는 의원님들께서 심도 있게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인권을 확실하게 보호하는 것"이라며 "범죄피해자 보호에 소홀하지 않게 저희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장윤기 사건 수사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는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는 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이 정리됐고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도 있는 제도가 있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시정조치 요구를 하면 검사가 기록을 송부받아서 적절한 시정조치 요구를 할 수 있게 돼있고,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는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에 송치된다.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사건도 모든 기록이 검찰로 넘어와서 검사가 90일 동안 검토하고 필요하면 재수사 요구 혹은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도록 돼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보완수사 폐지를 관철한다고 하면 이것(수사 시스템)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제도적인 장치들이 만들어져야 된다"며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현실적 문제를 토로했다. 정 장관은 "지금 보완수사 요구가 10% 정도인데, 지연돼도 실제적 통제 수단이 없다"며 보완수사 요구권이 실질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승원 의원은 "수사하는 기관들은 항상 오남용의 유혹에 시달리기 때문에 그러지 말라고 법왜곡죄를 신설해서 통과시킨 것 아니냐"며 "광주에서 발생한 이 건도 법왜곡죄 대상이 된다고 보여지는데 지금 그렇게 입건을 해서 진행하고 있는지 답변해달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정 장관은 "법왜곡죄로 입건된 것은 제가 보고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회의 말미에 "장윤기의 아버지가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데, 경찰이 범죄에 가담했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들이 (보완돼) 법적으로 형사처벌될 수 있게 만들겠다"고 했다. 현행 형법 155조는 증거인멸죄에 대해 규정하면서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해 본조의 죄를 범한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처럼 검찰 보완수사권이 아닌 보완수사 요구권, 시정조치 요구 및 이의신청 제도, 신설된 법왜곡죄 등으로 이번 장윤기 사건 역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으로 보완수사권 폐지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원구성 문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법사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을 예방한 정 법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광주 여고생 강간살인 사건의 진상이 영원히 은폐되었을 가능성이 컸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존경하는 장관님과 이재명 대통령은 분명히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전면 폐지'로 180도 선회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정 원내대표에게 "정부 입장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기본"이라며 "하지만 국회에 최종 입법권한이 있으니 충분히 논의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장관은 정 원내대표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 입장이 보완수사권 폐지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보완수사권이 폐지됐을 때 나올 수 있는 우려 사항을 충분히 보완해서 확실한 대안을 만들어줘야 한다는게 (법무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게, 또 경찰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충분히 입법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법사위 회의장에서 정 장관에게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지키기 위해 지나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시중의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저는 사실무근이라고 생각한다", "오해"라며 "검사들이 이 사건을 갖고 한동훈 의원이나 국민의힘과 작당을 해서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건은 (검찰에) 송치된 이후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기 때문에 광주지검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하고 있고, 전 언론들이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있기 때문에 (보도가) 나오는 것이지 다른 의도를 갖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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