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직링으로 티켓 싹쓸이…5억3000만원 챙긴 암표상 35명 적발
2026.07.08 10:39
프로야구 티켓부터 임영웅·BTS 등 콘서트도 부정예매
피의자 중 정부 부처 공무원·직업군인도 포함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 등 암표 판매상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9월부터 최근까지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매크로와 직링(직접 링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야구 경기와 콘서트 티켓 6000여장을 여러 차례 부정 예매한 뒤 정가의 1.5~5배 가격에 되팔아 5억3000만원 상당의 판매대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매크로는 계정 ID와 비밀번호, 보안문자 등을 자동 입력하는 프로그램이다. 직링은 예매 대기열을 거치지 않고 좌석 선택 단계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A씨는 본인 계정과 지인에게 빌린 계정 등 모두 5개 계정을 동원했다. 그는 매크로와 직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 과정에서 사실상 '새치기'를 하는 방식으로 프로야구 인기 구단 경기와 포스트시즌 티켓을 한 번에 수십장씩 확보한 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챙긴 티켓 판매대금 5억3000여만원 가운데 순수익이 3억9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외에 다른 암표상들도 비슷한 기간 1인당 수십장에서 수백장에 달하는 티켓을 부정 예매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2억7000여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에 입건된 피의자는 남성 26명, 여성 9명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으며 대부분 직장인이었다. 이 가운데 정부 부처 공무원과 직업군인, 주부, 대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처음에는 야구 관람 목적으로 인터넷에서 5만~50만원을 주고 매크로·직링 프로그램을 구매해 사용했다. 이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예매 경쟁이 치열한 인기 티켓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암표 판매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의자는 구단별로 1인당 야구 티켓 구매 수량이 4~8장으로 제한돼 수익을 크게 늘리기 어렵자 가족 명의 계정까지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민생물가 교란 범죄 특별단속'의 하나로 암표 거래를 살펴보던 중,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매진된 티켓이 암표로 대량 유통되는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A씨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 공격 방식을 포렌식 분석해 티켓 예매 사이트 보안 부서에 공유했다"며 "부정한 예매·암표 매매는 국민의 공정한 문화 향유 기회를 박탈하는 범죄인 만큼, 지속해 단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내달 28일부터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를 목적으로 티켓을 부정 예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개정법은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부당이익 몰수나 가액 추징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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