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 기준 동맹 갈라친 트럼프…“유럽 존재 사라질 수도”
2026.07.08 16:31
충성심 기준 ‘갈라치기’…“나토에 매우 실망”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튀르키예는 여러 면에서 충실할 것으로 생각하던 (나토의)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충실하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 전부터 유럽 동맹국에 노골적으로 요구해온 ‘충성심’을 기준으로 튀르키예와 유럽 동맹국에 대한 ‘갈라치기’를 시도한 말이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지만 에르도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오히려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며 나토 진영 내 ‘문제아’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위상이 완전히 뒤바뀐 형국이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을 향해선 “우리가 이란에서 어떤 일(전쟁)을 했다는 이유로 우리는 (유럽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충성국엔 F-35 ‘선물’…유럽엔 미군 철수 ‘위협’
트럼프 대통령의 갈라치기는 실질적 행동으로 구체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제재를 해제할 것이고 그럴 때가 됐다”며 5세대 전투기 F-35 프로그램에 튀르키예를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선 “러시아 문제에 대처하고 유럽을 돕기 위해 쏟아부은 자금에도, 우리 군인들을 모두 철수시킬 수 있다”고 위협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해 안보 위기가 확대된 상황에서 미군 철수는 유럽에 실질적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란전쟁 중 미군 3분의 1 감축안 검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즉흥적인 말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CNN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진행되던 지난 봄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3분의 1 감축하는 방안을 실제로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군 병력의 추가 감축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켜보겠다”며 유럽의 향후 태도와 미군의 감축 문제를 연동시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린란드 재점화…“유럽 존재하지 않게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의 통제 아래 둬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시 꺼냈다.
그는 그린란드가 “(미국과) 나토의 관계를 다치게 한 이유”라며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아니라 미국이 통제해야 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린란드를 언급한 직후 “유럽은 이민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만약 이 두 가지 문제에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유럽이라는 곳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린란드는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이 매장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동맹들이 덴마크의 주권을 존중하고 그린란드가 매물이 아니란 점을 수용하길 기대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덴마크 국방부는 이날 그린란드에 대한 감시 능력 강화를 위해 미국 보잉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 정상회의 전부터 “정상회의 기간에 수십억 달러(수조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계약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덴마크의 초계기 구입 결정은 트럼프의 전략적 압박의 결과란 평가도 나온다.
‘불만 달래기’ 나선 나토…“한국도 부담”
이러한 기류와 관련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젠하워 이후 미국 대통령들이 이루려고 했던 국방비 부담을 균등하게 하는 일을 해내고 있다”면서도 “더 강한 나토 안에서 더 강한 유럽으로서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면서, 장기적으로는 유럽의 안보 자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오는 9일로 예정된 미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세’ 공청회를 앞두고 “한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해 미국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USTR의 결론은 사실적 근거와 충분한 분석을 결여한 것”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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